[데일리人]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혁신과 멀어지는 혁신의 아이콘

2019-06-1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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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저조한 실적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불황 속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임직원을 다독이는 자필 편지를 게시했다. 그는 미래 유통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 있다면서 힘을 합칠 것을 강조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데일리동방]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불황 속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임직원을 다독이는 자필 편지를 게시했다. 그는 미래 유통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 있다면서 힘을 합칠 것을 강조했다.

1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일순 대표는 A4용지 4매에 이르는 편지를 직접 손으로 쓴 후 이를 2만4000명의 임직원이 있는 게시판에 올렸다. 임 대표는 편지에서 현재의 유통업계 불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반성,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를 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7조6598억원,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임 대표가 처음으로 받아든 연간 성적표로 전년 대비 각각 3.7%, 57.6% 줄어든 수준이다.

그는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한 홈플러스 리츠(REITs · 부동산투자회사) 상장도 실패했다. 리츠 규모는 4조3000억원 규모로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수요 예측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결국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리츠 상장이 실패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투자금 운영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된 상황이다.

임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과정(MBA)를 마친 후 외국계기업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해 온 ‘재무통’이다. 2015년 홈플러스가 어려움을 겪을 당시 경영지원부문장(COO·부대표)를 맡아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놓았다. 그 공을 인정받아 2년여 만에 대표 자리에 올랐다.

유통업계에서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깬 임 대표는 혁신의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최근 임 대표의 전략사업은 경쟁사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비교해 뒤처지는 모양새다. 때문에 그는 혁신과 멀어지고 있는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2년 대형마트업계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다. 2005년에는 셀프 계산대를 최초로 도입하면서 혁신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페셜 매장으로 명명된 창고형 점포와 할인마트의 중간 단계를 지향하고 있을 뿐이다. 스마트 기술에 선진 배송 시스템을 접목한 롯데마트의 옴니스토어, 이마트의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대형마트 최로로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지만 온라인시장에서도 홈플러스 존재감은 미미하다.

임 대표는 손편지에서 온라인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상품의 관리, 포장, 배송까지 관리하는 풀필먼트센터 확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점포의 후방의 넓은 적재 공간에 컨베이어 벨트 등 기존에는 없던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시간대 처리할 수 있는 배송량을 늘리고 배송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배송차량도 늘릴 예정이다. 온라인 주문 수요가 많은 특정 점포는 현재 시범 운영중이다.

홈플러스의 전략은 넓은 부지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는 이마트나 쿠팡의 증설 전략과는 달리 기존 매장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쉬운 점은 홈플러스 공식 온라인몰에 대한 집중도다. 홈플러스몰은 아웃링크 방식으로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이는 홈플러스 공식 온라인몰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온라인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홈플러스몰의 떨어진 집중도도 해결해야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그는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전국 유통 거점으로 확대시키는 '코너스' 업그레이드 ▲신선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가속화 ▲미래 유통사업자의 절대적 신 역량인 '데이터 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몰입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한 역량으로 키울 '신선혁명'에 집중하는 것 등 총 여섯 가지의 경영 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임 대표는 취임 이후 홈플러스 리츠 상장과 대규모 정규직 전환 등 굵직한 현안에서 과감한 결단력을 보이면서 혁신을 주도했다.

혁신적인 경영철학과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으로 여풍(女風)을 몰고 온 임 대표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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