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리 우드랜드(미국)는 체육 특기생으로만 대학을 두 번 다닌 이색 이력의 선수다. 키 185㎝의 우드랜드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미국)을 우상으로 여기며 고교 시절까지 농구와 골프를 병행했다. 두 번이나 고교 우승을 이끈 그의 선택은 농구였다. 농구 특기생으로 미국 워시번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골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1년 만에 중퇴한 뒤 이번엔 골프로 종목을 바꿔 캔자스대학에 입학했다.
골프의 끈을 놓지 않은 우드랜드는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뒤 3년 만인 2011년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뒤늦게 꽃을 피웠다. 이후 투어 통산 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25위까지 올랐으나 메이저 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30차례 출전한 메이저 타이틀 대회에서 톱10 이내 성적이 단 두 번밖에 없었다. 최고 성적은 지난해 PGA 챔피언십 공동 6위였다.
우드랜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제119회 US오픈 골프선수권(총상금 125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막판까지 추격한 켑카(10언더파 274타)를 3타 차로 따돌리며 통산 4승째를 메이저 제패로 장식한 우드랜드는 우승상금 225만 달러(약 26억7000만원)를 챙겼다.
우드랜드는 특히 경기 막판 ‘메이저 사냥꾼’ 켑카의 거센 추격으로 1타 차까지 쫓기자 14번 홀(파5)에서 267야드를 남기고 과감한 투온을 시도해 버디를 낚았고, 17번 홀(파3)에서는 그린 위에서 장거리 퍼트 대신 환상적인 칩샷을 선택해 파 세이브에 성공, 켑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미국 아버지의 날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한 우드랜드는 어린 시절 유모차에서도 골프 교습 비디오를 틀어준 아버지 댄 우드랜드와 뜨겁게 포옹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그의 옆에는 태어난 지 2주 된 아들 잭슨과 아내 개비도 함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