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30~40대 젊은 오너들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숨가쁘게 뛰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나이보다 두 배는 더 오래된 자사 대표 제품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13일 광주·전남에 뿌리를 두고 있는 주류기업 ‘보해양조’는 올해 임지선 대표(35·사진)를 중심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실적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임 대표는 보해양조 창립자인 고(故) 임광행 회장의 손녀이자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장녀다. 2015년 11월 대표직에 올라 올해 취임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임 대표는 우선 올해 초 신년식을 통해 임직원 끌어안기에 나섰다. 장성생산본부와 광주지점, 서울사무소 등 12개 전 지점을 돌며 현장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잎새주 한 병쯤은 거뜬하게 마실 만큼 주량도 세 직원회식에도 자주 참여한다.
당분간 신제품 출시보다는 홈그라운드 시장 점유율을 탄탄하게 다진다. 보해양조는 대표 제품인 ‘잎새주’와 ‘보해복분자주’를 필두로 현재 광주, 전남 등지에서 50%대 점유율을 갖고 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수출도 확대한다. 보해복분자주는 지난 12일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오는 7월 중 2차 물량을 추가로 수출하고 동남아시아 매출을 늘린다.
박찬승 보해양조 홍보팀장은 “처음 현지 업체가 요청한 물량은 12만 달러(약 1억4197만원) 상당이었는데 이슬람교도들의 금욕기간인 라마단 시기라 10만 달러(약 1억 2000만원)로 일부 줄였다”며 “정식 수출 이전에도 보해복분자주에 대한 수요가 있었던 지역인 만큼 지속적인 매출향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69주년을 맞은 제주 향토기업 ‘한라산소주’는 오너 4세인 현재웅 대표가 이끌고 있다. 현 대표는 창업주인 고 현성호 대표의 4대손이다. 그는 입사 12년 만에 한라산소주의 수도권 공식 진출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라산 소주의 제주도 내 점유율은 54% 수준이다. 대기업 소주에 밀려 과거 90% 점유율에서 하락했지만, 대신 수도권 판매와 수출물량을 끌어 올려 이를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2018년 11월 제주 신공장을 준공하고, 동시에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서울사무소를 여는 등 숨가쁜 행보를 하고 있다. 올해는 한라산 소주 알코올 도수를 기존 21도에서 17도로 낮춘 저도주 신제품 ‘한라산17’을 선보였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도 시작했다.
현 대표는 “대기업이 주도하는 소주 시장에서 한라산소주가 제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더욱 공격적 마케팅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