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황건 교수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 세계사> 펴내

2019-06-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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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전쟁부터 이라크전쟁까지 전쟁 속에서 피어난 의학사 명장면 담아

수 백 년 간 이어온 전쟁과 그 속에서 발전한 의술의 아이러니를 만난다.

인하대(총장‧조명우)는 최근 황건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펠로우교수가 트로이전쟁부터 이라크전쟁까지 전쟁과 함께 발전해온 의학 기술의 단면을 읽기 쉽게 정리한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 세계사>를 펴냈다고 12일 밝혔다.

황건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펠로우교수[사진=인하대]


<…의학 세계사>는 황 교수가 지난 2017년 1월부터 9개월 동안 ‘국방일보’에 ‘전쟁, 의술을 꽃피우다’를 제목으로 게재한 칼럼 37편을 청소년들도 읽을 수 있도록 다듬었다.
책은 그리스신화 속 트로이전쟁에 등장하는 영웅 아킬레우스와 ‘아킬레우스힘줄’이 탄생하게 된 유명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전쟁으로 인해 국경을 넘나들며 사람들을 무시무시하게 했던 역병, 로마 시대 수술법 이야기로 문을 연다.

 


고대를 지나 근대로 넘어오면서 전쟁은 더 격렬해지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여러 의술이 도입된다. 나폴레옹 시대 프랑스 의사 라레(Dominique-Jean Larrey)는 처음으로 환자 후송 구급차인 ‘날아다니는 구급차’를 도입했고 부상병이 한꺼번에 생겼을 때 이를 신속하게 분류하는 ‘트라이지 태그’를 만들었다. 이는 의학 용어로 자리 잡는다.

크림전쟁하면 떠오르는 나이팅게일은 ‘백의의 천사’라는 고정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영국 왕립통계학회 최초 여성 회원이었던 나이팅게일은 야전병원에서 죽어가는 병사들과 병원 환경을 관찰해 이를 통계로 만들어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데 기여한다. 그가 정리해 발표한 ‘사망 원인 다이어그램’은 야전병원 위생상태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는 사망률을 42%에서 2.2%까지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1, 2차 세계대전은 그 전쟁이 가진 참혹한 결과만큼 의학도 크게 발전한 시기다. 특히 성형수술이 발달하게 된 과정을 여러 각도로 이야기 한다. 1차 세계대전은 기관총 등장으로 총상을 입은 부상자를 치료하기 위한 여러 의술이 도입됐다. 넙다리뼈 총상을 입은 병사를 옮기기 위해 고안된 ‘토마스 덧대’는 부상자의 쇼크사를 크게 줄였고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또 머리와 얼굴을 다친 이들을 성형하는 수술은 두 차례 세계대전 때 그 기본이 완성됐다.

2차 세계대전 때는 번넬(Sterling Bunnell)이 미군 손 센터를 창설해 손 외과 전문의 양성뿐만 아니라 손 외과 수술 방법을 개발하는 데 앞장섰다.

과학자와 악마가 손을 잡고 인류를 위협한 역사도 소개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치명적인 독가스로 수많은 희생자들을 만든 독일인 하버(Fritz Haber), 일제강점기 생체 실험을 일삼았던 일본 관동군 731 부대와 이시이 시로 중장 등 윤리 없는 과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지 말한다.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도 전쟁은 계속되고 의학자들에게 많은 과제를 남긴다. 한국전쟁은 콩팥증후출혈열의 원인인 ‘한탄바이러스’를 밝혀내는 기회가 됐고 표준 마취법이 확립되는 한편 부상병을 헬기로 이송하기 시작한 전쟁이기도 하다. 이 이후 발발한 베트남 전쟁과 고엽제, 베트남전 당시 발생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은 지금도 풀리지 않은 숙제다.

세 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 내성을 갖는 다제내성 세균이 증가한 이라크전쟁와 아프간전쟁까지 같은 시대를 다른 모습으로 건너온 전쟁과 의학을 만날 수 있다.

황건 교수는 필수의학용어집을 출판하고 검색엔진을 제공하며 의학지식 보급, 수술에 필요한 해부학적 구조를 밝혀 성형외과학 및 수술해부학 분야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4월 과학기술훈장 진보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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