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집단 SWOT분석 16] 기반시설・승계안정 양날개 편 LS

2019-06-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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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지위 전선사업 안정적…내수시장 성장 한계 약점

신흥시장 성장 희소식…사업다각화 실패시 수익성 악화

[데일리동방]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15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의 산적한 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3~4세 시대 개막과 경영권 문제,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제품 경쟁력 회복 등 내부의 약점과 외부 위협을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동방은 대기업집단을 SWOT(강점・약점・기회・위협)으로 구분해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2003년 LG그룹 분할로 세워진 LS그룹은 진입장벽이 높은 전선・전기기기, 에너지 등을 주력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과점구도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LS는 뚜렷한 후계구도 정립과 사업 다각화로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구자열 LS 회장(사진 오른쪽)과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1월 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8에 참관해 기아자동차의 스마트 터치 에어벤트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S그룹 제공]

◇강점 : 중추산업 과점구도·명확한 승계
국가기간산업인 전선산업은 생활과 산업 전반의 중추다. 이 시장에서 LS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선 한국전력과 KT 등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밖으로는 중동과 중국, 인도와 아세안 등 신흥시장 기반시설 투자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같은 선진국시장 역시 확보중이다. LS전선은 1분기 영업이익 311억5900만원으로 전년동기 241억32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전력부문 역시 고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장기간 검증받아야 하는 사업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LS산전은 1분기 전력기기 점유율 65%를 차지했다. 시설 안전에 필요한 배전반 역시 점유율 28%로 높은 편이다.

생산설비와 부품을 만드는 LS엠트론은 25개국 32개 영업・서비스망을 바탕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트랙터 같은 농기계와 유압식 사출성형기, 휴대폰과 디스플레이용 커넥터와 안테나 등을 생산・판매한다.

그룹실적의 비중이 큰 LS니꼬동제련은 전자 전기 산업의 필수 금속인 동(銅)을 다룬다. 전기동은 전선과 통신용 케이블과 배관재에 쓰인다. 니꼬동제련의 전기동 제품은 런던 금속거래소 최고등급인 ‘Grade A’로 등록된 고순도(99.99% 이상) 동이다. 생산능력은 연간 68만t에 이른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1분기 58%로 1위를 지키고 있다. LPG 사업을 하는 E1도 1분기 점유율 2위(21.6%)로 과점을 유지하고 있다.

명확한 경영승계 구도 역시 LS의 강점이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사촌인 구자은 LS엠트론 사업부문 회장과 주요 행사에 참여하며 경영 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구자열 회장은 구자은 회장과 지난달 일주일간 일본 고객사를 만나며 현장 경영 행보를 보였다. 차기 회장으로 유력한 구자은 회장을 주요 기업인들에게 일일이 인사시켜 신뢰를 쌓게 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전시회 CES를 함께 찾아 전기차와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 최신 기술을 경험하며 신사업을 모색했다.

구자은 회장은 1월 신설된 디지털혁신추진단을 이끌고 있다. 그룹의 중점 미래 전략인 ‘디지털 전환’ 실행 촉진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인재 양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구 회장이 그룹 미래 전략을 준비하며 경영 승계에 안착하는 구도로 보인다.

◇약점 : 둔화된 성장세로 사업 다각화 필요

시장 진입장벽과 낮은 경쟁 강도로 주력인 전선 산업의 안정성은 높다. 하지만 이미 국내 전력망 확충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는 성숙기 사업인 점은 고민거리다. 전선 산업 대형 발주처는 한국전력, 통신사업자인 SKT와 KT 등으로 한정돼 있다.

산전 역시 전력 부문 매출에서 내수 부문 비중은 약 70%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공장 자동화 부문 역시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실적에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꾸준한 기술개발과 해외 진출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성공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전선 주요 원재료인 동의 가격 변동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위협 : 외부 요인에 취약한 산업 구조

생산된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내보내는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2017년 이후 산업 전체의 발목을 붙잡았다. 그해 8월 전북 고창 ESS 설비에 불이 난 이후 지난달까지 화재 22건이 이어졌다. ‘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반년 가까이 조사한 결론은 운영 환경 관리 미흡 등에 따른 인재(人災)였다. 이미 업계는 상당수 설비 가동을 멈추고 신규 수주도 막힌 뒤였다. LS산전 1분기 영업이익은 282억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02억6900만원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산업부는 뒤늦게 ‘제품-설치-운영’ 전 주기 안전 기준과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전선산업도 국가기간산업 특성상 경제성장률과 건설 투자에 따른 전선 수요에 영업실적이 좌우된다. 시장은 1990년대 북미 경제 호황과 전세계 IT산업 성장에 힘입어 확대됐지만 2008년 이후 경기침체로 성장세가 답보상태다.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LS네트웍스는 아웃도어시장 침체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분기 영업이익은 12억7600만원으로 전년동기 26억4100만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2017년 이후 국내 의류시장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내수 경기도 침체돼 단기간에 상황을 뒤집을 대책이 요원한 상황이다.
 

LS전선은 지난달 14일 폴란드 지에르조니우프시에서 케이블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사진 왼쪽부터 이동욱 LS전선 폴란드 법인장, 장승세 LG화학 폴란드 법인장, 선미라 주(駐) 폴란드 한국대사, 구자엽 LS전선 회장, 명노현 LS전선 대표, 아르투르 비체 폴란드 경제부 국장, 다리우시 쿠츠하르스키 지에르조니우프시 시장, 김형원 LS전선 통신/산업전선 사업본부장. [사진=LS그룹 제공]

◇기회 : 해외 전진기지로 세계 시장 공략

구자열 회장은 2015년부터 신년사와 임원 세미나에서 “제조업의 근간을 바꿀 디지털 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LS는 신흥국 시장과 선진국 기반시설 확충이 신기술 수요와 맞물리는 기회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주력산업인 전선은 해외에서 희소식이 들린다. LS전선아시아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4% 오른 60억원을 기록했다. 1996년 베트남 진출 이후 최고 실적이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해외 업체보다 뛰어나고 베트남 현지 내수와 해외 수출도 활발했다는 설명이다. LS전선아시아는 최근 베트남 건설사 호안 손 그룹과 베트남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 2년간 5000만달러(약 563억원) 규모의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공장도 증설해 전선소재 생산력을 연간 2만7000t에서 10만t으로 늘렸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기존 전력망 교체와 대용량화를 시작해 전선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기술 적용과 친환경 정책으로 풍력・태양광 발전, HEV(하이브리드 전기차), EV(순수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를 높일 전망이다. 또한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과 무선망 확충으로 관련 제품 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LS는 지난달 폴란드에 케이블 공장을 세우고 전기차 배터리용 부품과 통신용 광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지리 조건이 유럽 수출에 용이하고 인력도 우수하다는 설명이다.

유럽은 프랑스가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고, 이탈리아는 전국에 통신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연초 CES에서 중국의 약진을 확인한 구 회장은 대륙을 위협이 아닌 기회의 땅으로 만든다는 각오다. LS의 주력인 전력과 자동화, 그리드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현지 기업과 적극 협력한다는 전략이다.

LS엠트론은 중국 생산법인의 생산기지 역할을 강화해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시장 공략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출성형기 역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화해 성장을 가속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정리하며 트랙터 집중 전략을 선언한 엠트론은 70조원 규모 세계 장 선도를 위해 초소형・대형트렉터 추가 라인업을 확대한다. 트랙터 생산역량은 기존 연 2만5000대에서 4만대로 끌어올린다.

LS산전의 ESS 사업은 화재 원인이 인재로 밝혀진만큼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확대한다는 정부 방침으로 다양한 보조금과 혜택을 지원받아 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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