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선서 토카예프 현 대통령 압도적 승리…"70.76% 득표"

2019-06-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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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르바예프 前대통령 추천으로 입후보…"전임 대통령 정책 계승" 천명

푸틴, 토카예프에 전화해 승리 축하…"양국 동맹 관계 강화 의지 확인"

카자흐스탄이 30년을 장기통치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66)를 차기 대통령으로 뽑았다.

카자흐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기 대선 이튿날인 10일(현지시간)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토카예프 현 대통령이 70.76%의 득표율로 사실상 승리했다고 밝혔다고 타스·AFP 통신 등이 전했다.

언론인이자 정치활동가로 민족주의 성향 정당 '울트 타그디리'(국가의 운명)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던 야권 후보 아미르잔 코사노프는 16.2%의 득표율로 토카예프에 크게 뒤졌다.

역시 야권인 민주당 '악졸'의 공천을 받아 첫 여성 대선 후보로 출마한 하원 의원 다니야 예스파예바는 5.2%를 얻는 데 그쳤다. 대선 투표율은 77.4%로 파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대선 잠정 개표 결과가 발표된 이날 곧바로 토카예프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다.

크렘린궁은 "전화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토카예프의 대선 압승을 따뜻하게 축하하고 그의 (대통령직 수행) 성공을 기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앞으로도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과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여러 분야에 걸친 양자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대통령 공보실도 푸틴과 토카예프 간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토카예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와의 전면적 협력 노선을 지속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토카예프는 총리와 상원의장을 지낸 외교관 출신 인사로 나자르바예프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나자르바예프는 재임 시절 옛 소련권 종주국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 분야에선 서방과도 협력하는 실용주의 정책을 펼친 바 있다.

이번 조기 대선은 지난 3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면서 내년에 실시될 예정이던 정기 대선이 앞당겨 치러졌다.

토카예프는 누르술탄 전 대통령이 당수를 맡고 있는 여당 '누르 오탄'(조국의 빛)의 공천을 받아 입후보했으며 누르술탄이 직접 그를 후보로 추천했다.

카자흐스탄이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 전인 1989년 카자흐 공산당 제1서기(서기장)로 최고통치자 자리에 오른 나자르바예프는 1991년 12월 치러진 첫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약 30년 동안 줄곧 최고 권좌에 머물다 지난 3월 19일 자진 사임했다.

뒤이어 그때까지 상원의장을 맡고 있던 토카예프가 자동으로 대통령직을 인수한 바 있다.

나자르바예프는 국부(國父)에 해당하는 '엘바시'(민족 지도자) 직함과 국가안보회의 의장직 등을 그대로 유지하며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도 역대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졌다.

카자흐 재벌이자 야당 지도자인 무흐타르 아블리아조프는 이번 대선에 대해 결과가 미리 정해진 '엉터리 선거'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카자흐스탄에서의 민주적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는 '하나의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선에 앞서 카자흐스탄 당국이 토카예프의 반대파를 조직적으로 탄압해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카자흐스탄 경찰은 선거 당일인 9일 수도 누르술탄(옛 아스타나)과 경제중심도시 알마티 등에서 대선 보이콧 시위를 벌이던 야권 지지자 약 500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후보 당선자.[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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