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박인천 창업회장 35주기 기일 맞아 ‘초심 되새긴다’

2019-06-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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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핵심 관계자 묘역 찾을 예정... 그룹 앞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듯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비롯한 금호가(家)가 오는 16일 고(故) 박인천 창업회장의 35주기 기일을 맞아 ‘초심을 되새기는 자리’를 갖는다.

박 창업회장은 택시 두 대로 운수업에 뛰어들어 한국전쟁 등 온갖 어려움 속에서 그룹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최근 유동성 위기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카드까지 꺼내든 금호가가 박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번 주 박삼구 전 회장 등 선친 묘역 찾을 것으로 알려져
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가와 금호아시아나그룹 핵심 관계자들은 이번 주 박 창업회장의 기일을 맞아 전남 광주에 있는 그의 묘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창업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 전 회장은 먼저 세상을 떠난 형들을 대신해 부친의 기일을 빠짐없이 챙겨왔다.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했던 이른바 ‘형제의 난’ 이후로 박 창업주와 박성용 금호아시아나 2대 회장(박 창업회장의 첫째 아들)의 기일은 박 전 회장이 관할하고 있다.

올해 기일에는 단순히 박 창업회장을 추모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앞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 전 회장은 그룹의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창업회장을 기리며 돌파구를 모색해온 바 있다. 일례로 유동성 위기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났던 2014년 박 창업회장의 30주기 추모식에서 박 전 회장은 ‘제2창업’의 완수를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선친께서는 창업 이후 혼란과 격동 속에서도 불굴의 투지와 집념으로 위기를 극복해 오늘의 금호아시아나를 일궈냈다”며 “금호아시아나는 선친의 가르침에 따라 어려움을 딛고 제2창업을 통해 새로운 비상과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그룹의 핵심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회장 자리의 부재, 중견기업으로 추락이라는,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물망에 올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들은 다들 손사래를 치고 있고,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의 후임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랜만에 그룹의 주요 관계자들이 모이는 기일에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으려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배경이다.

◆도전과 개척 정신··· 중견기업에서 다시 시작하는 금호아시아나 필수덕목으로
업계에서는 ‘도전’과 ‘개척’으로 상징되는 박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금호아시아나가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창업회장은 1946년 40대의 중반의 늦은 나이에 광주에서 택시 2대를 갖고 운수업에 투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타이어산업, 무역업, 화학산업 등에 뛰어들어, 금호아시아나의 기반을 닦았다. 그는 늘 “정직, 근면, 성실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하며 영면에 들기까지 도전과 개척을 멈추지 않았다. 사실상 중견기업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금호가와 금호아시아나의 주요 경영진이 박 창업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는 이유다.

박 창업회장의 남다른 장점으로 일컬어졌던 ‘빠른 결단력’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흥행을 이끌기 위해서는 박 전 회장 등 대주주일가가 대승적 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의 재건을 위해서는 일단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끝나야 하는 만큼 박 전 회장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적절한 가격에 팔릴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준선 기업법연구소 이사장은 “한 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는 충분히 저력이 있는 회사”라며 “현재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창업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초심으로 돌아간다며,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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