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가 최근 일본 관광업계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동남아 관광객들을 조명했다. 오는 2030년까지 관광객 6000만명 유치라는 일본 정부 목표에 동남아가 톡톡한 역할을 하리라는 전망이다.
최근 일본을 찾는 동남아 관광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태국인은 113만 명. 한국, 대만, 중국, 홍콩, 미국에 이어 6번째로 100만 명을 넘었다. 베트남(26%)과 필리핀(19%) 관광객들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방일 관광객 전체로는 중국, 한국,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4개국이 여전히 73%를 차지했지만 증가세는 동남아가 월등하다.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매체는 동남아 국민소득 증가를 꼽았다. 태국의 경우 201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000달러를 넘은 뒤 관광객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비교하자면 2009년까지 6년째 10만명 언저리에 그치던 것이 2010년부터 10년도 안돼 100만명을 넘었다. 1인당 GDP가 5000달러(약 600만원)을 넘으면 해외여행 증가에 탄력이 붙는다고 미즈호은행 보고서는 보여준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동남아 해외여행객이 2010년 7000만명 정도에서 2030년에는 2.7배인 1억8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해 동남아가 가진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일본이 특히 동남아 관광객에 주목하는 건 활발한 씀씀이 때문이다. 올해 1분기(1~3월) 조사에서 방일 관광객 중 1인당 지출이 가장 많은 건 중국이 10만 엔(약 110만원)을 넘어 1위였고, 베트남이 5만4000엔으로 2위를 차지했다. 관광객 소비 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와 달리 베트남 관광객 지출은 전년비 22%나 뛰었다. 태국도 4만엔 대에 이르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3만엔 대다. 동남아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서양 관광객의 지출은 2만엔 대에 불과하다.
니혼게이자이는 동남아 관광객을 더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저가항공사 노선 확대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홍보를 꼽았다. 동남아 관광객의 경우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비중이 여타 국가에 비해 높으며, SNS 이용시간이 하루에 몇 시간에 달할 만큼 SNS에 열성적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