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대표적 전조로 꼽히는 국채의 장·단기 수익률 역전도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도 경기 후퇴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주식시장과 경제 전망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CNBC는 28일 보도했다. 무역 긴장 재개, 약화한 경제지표 등을 종합해볼 때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이클 윌슨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5월 IHS 마킷 제조업 활동이 9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에 주목했다. 지난 23일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는 5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50.6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확정치 52.6에서 하락한 것은 물론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윌슨은 "최근 데이터들은 미국 기업들의 수익 및 경제가 맞닥뜨린 리스크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하반기가 되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0%에서 0.6%로 하향조정했다.
시장의 불안을 반영한 듯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268%까지 떨어지면서 2017년 9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채권의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 역시 전날보다 4.8bp 떨어진 2.706%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7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6bp 내린 2.129%를 기록하면서 2018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단기 수익률 격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15.2bp에서 13.9bp까지 좁혀졌고, 3개월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전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수익률 역전은 몇 차례 발생했다. 지지부진한 경제 데이터, 지정학적 긴장 등은 채권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으며, 위기이후 장기적으로 이어졌던 호황이 이제 끝에 달했다는 우려는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주식시장에서 채권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 배당주들이 선전하고 있으며, 채권 시장에서는 회사채보다 채권의 랠리가 두드러진다. 연준이 성장을 연장하기위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는 2년물부터 7년물까지 연준의 연방기준금리 이하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경기침체가 임박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감세 효과도 줄어들고 기업들이 투자에도 소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감세와 기업의 투자는 미국 증시를 떠받쳐온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주연속 하락했다. 2011년 6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는 가장 장기간 동안 떨어진 것이다.
피리야 미스라 TD 증권의 수익률 전략부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채권시장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의 낮은 금리가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낮은 채권 수익률은 주식에로 자금이 흘러가게 할 수 있으며, 기업이나 개인의 대출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채권 수익률이 곧 반등할 것이라고는 전망도 있다. 브라이언 야콥센 웰스파고자산운용 멀티애셋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최악의 상상을 상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최근 다소 약화한 경제 지표에도 불구하고 채권 수익률은 3개월이나 6개월 내에 반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지표가 좋지는 않지만, 침체로 빠질만큼이거나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정도라고는 보지않는다"는 것이 야콥센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