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내 학교기업 수는 200개를 웃돈다. 이 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70여개 학교기업들은 ‘한국학교기업협회’에서 연 3~4회 모여 정보를 교류한다. 학교기업 현장실습과 관련된 정책을 논의해 교육부에 건의하기도 한다.
한국학교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민호 을지대 식품산업외식학과 교수 역시 ‘을지대 메디컬 푸드’라는 학교기업을 이끌고 있다. 2013년부터 바닷물고기 해마로 건강식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을지대 식품외식산업학과 학생들이 교수진과 현장실습을 하고 있다.[사진=을지대 홈페이지]
교수가 주축이 되긴 하지만 교수 개인 벤처와는 다르다. 이 회장은 “학교기업을 하기 위해선 연계학과가 있어야 하고 수익도 학교나 산학협력단으로 귀속된다”며 “초기에는 식품업 관련기업이 많다가 화장품으로, 최근은 식품분석·건축물안전 등 분석연구가 강세”라고 말했다. 학교기업 변천사에서 산업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학교기업을 통해 교수도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엔 논문 중심의 연구를 하던 교수들이 현장실습을 하며 산업계와 교류가 많아지니 학생들에게도 현장에서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이민호 한국학교기업협회장[사진=한국학교기업협회]
반면 교육부 학교기업지원사업 예산은 줄어드는 추세라 이 회장은 고민이 깊다. 초기인 2003년에는 연 150억원 규모였는데 현재는 연 60~70억원 수준이다. 반면 산학협력사업 꽃으로 불리는 링크(LINK)사업은 수천억원 규모로 예산이 증가했다. 두 사업 모두 현장실습을 중요시하지만 산업체와 연계하는 LINK사업으로 지원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이 회장은 “이공계를 넘어 다양한 계열 학생들에게 현장실습의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LINK사업에서 말하는 현장실습은 제조업이나 공대 기계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대학 현장학습 수요는 전체로 보면 한 부분”이라며 “오히려 국악기를 만들거나 작고 다양한 곳에서 서비스업, 4차 산업혁명 쪽으로 현장실습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지 않은 사업비로 좋은 성과를 낸 학교기업들이 많다”며 “다양한 계열 학생들이 사회공헌도 하면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학교기업지원사업 예산을 더 책정해 달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