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저렴한 공연의 비밀...‘문화의 꽃’ 피우는 선순환

2019-05-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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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예술 발전 돕고 관객층 넓혀

['천원의 문화공감' 역대 포스터들.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영화보다 저렴한 공연이 있다. 1000원만 있으면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운영하는 이런 공연들이 ‘문화 나눔’을 실천하며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마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창기)의 대표 사회 공헌 프로그램 ‘천원의 문화공감’과 ‘살롱 드 마포’가 4년째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12월에 가수 최백호와 바리톤 우주호,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지휘 박상근)의 공연으로 첫 닻을 올린 ‘천원의 문화공감’은 첫 공연부터 733석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현재까지 격월로 꾸준히 개최되고 있는 ‘천원의 문화공감’은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대중에게 친숙한 레퍼토리, 수준급 아티스트의 출연 등으로 인해 매회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10월에 첫 선을 보인 ‘살롱 드 마포’는 일반 공연장이 아닌 다목적 스튜디오에서 단 50명만을 대상으로 아티스트와 보다 밀도 높게 교감하는 캐주얼 콘서트이다. ‘단 50분께만 허락되는 특별한 음악회’ 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살롱 드 마포’는 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공연 전 커피와 쿠키, 신선한 프로그램을 강점으로 매회 매진을 이어 갔다.

‘천원의 문화공감’과 ‘살롱 드 마포’는 공연을 접해본 경험이 적은 초심자 관객을 대상으로 한 ‘문턱 낮추기’에 성공했다. 예매시스템을 통해 공연 티켓을 구입하는 첫 경험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실제로 일생동안 공연을 본 적 없는 어르신이 천원이라는 가격에 호기심으로 보러 오셨다가, 감동하셔서 10만원도 아깝지 않다며 전문 클래식 프로그램을 추천해달라고 하시는 경우도 잦았다”고 귀띔했다.

이런 ‘문턱 낮추기 프로그램’은 공공예술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천원의 행복 '온쉼표', 예술의전당이 '아티스트 라운지',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퇴근길 토크 콘서트', 국립국악원이 '토요명품공연'을 공연 중이다.

마포문화재단의 ‘천원의 문화공감’은 수익 목표를 정해서 실행하는 일반 공연 사업과 달리 사회공헌사업 예산을 별도 편성하여 운영한다. 스태프 임금, 인쇄홍보물비 등의 제작비를 일반 공연과 차등 없이 지출한다는 점이 아티스트가 출연료를 받지 않고 진행하는 ‘재능 기부’와는 다르다. 아티스트의 출연료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지급된다.

‘문턱 낮추기’ 공연이 양산하는 파급효과는 일시적 수익률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를 내세워 클래식음악, 무용, 연극 등은 어렵다는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순수예술에 매력을 느낀 초심자 관객들의 경험은 재구매로 이어지고, 이는 예술 향유층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창기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최근 공공예술기관 및 단체를 중심으로 이러한 ‘문턱 낮추기’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다. 소수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순수예술이 대중에게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다. 대중문화 한류로 세계를 흔들고 있는 한국이 순수예술 장르에서도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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