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원주 특허청장 "한국 지식재산 강국…새로운 100년도 발명이 이끌 것"

2019-05-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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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 특허출원국…해외특허 확대 성장 견인

토크쇼 형식 유튜브 채널 '4시 특허청' 인기몰이

특허 빅데이터 분석 '산업혁신전략' 나침반 활용

"과거 60여년간 우리가 이룬 기적적인 경제성장은 발명인들의 남다른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16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발명이 이끌어 갈 것"이라며 "우리 사회 전반에 타인의 지식재산을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발명인이 제대로 존중받으며, 지식재산을 통한 혁신성장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 청장은 "5월 19일 발명의 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며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 발명으로 열어갑니다'를 올해 슬로건으로 정했다. 발명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강한 특허로 창출되고, 등록된 권리는 잘 보호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최대한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명의 날은 발명의 중요성을 알리고 발명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발명진흥법 제5조)로, 올해 54회째를 맞이했다.

박 청장은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로서 발명의 날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며 "지식재산이 우리 경제의 성장판을 자극하고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15일 "특허 빅데이터분석을 통해 국가 미래 혁신성장 방향과 기업 투자전략을 설정하는 산업혁신전략의 나침반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 보호와 함께 수출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특허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특허청]

국내 기업의 지식재산(IP) 보호와 해외 특허 확대, 발명특허 관련 유튜브 채널 운영, 중동에서의 IP 한류까지 다양한 업무를 추진하는 박 청장의 말을 들어봤다. 

-‘4시 특허청’이라는 유튜브 채널은 박 청장의 아이디어인가.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 제고와 국민소통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오후 4시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발명특허와 지식재산 이슈를 쉽고 재미있는 토크쇼 형식으로 특허심사관이 직접 진행한다. 차세대수송심사과 박성우 특허팀장이 진행자(MC)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100회 특집에는 영화배우 이천희씨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또 뷰티 유튜버 회사원A와 탈북 여성발명 창업가 김정아 대표, 청년창업가 등 유명인이 출연하면서 조회 수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회사원A의 경우 협업 ‘짝퉁화장품 근절’ 콘텐츠 3편을 제작, 유튜브 조회 수 17만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4시 특허청 콘텐츠를 청소년 창업교육과 직무연수 교육 자료로 사용하려는 요청이 있었고, 과천과학관에서는 창의력 콘텐츠 경진대회 홍보 등을 위한 출연 요청도 있었다. 앞으로 지식재산 정책홍보와 대국민 지식재산 인지도 제고를 위한 특허청의 대표 디지털소통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 산업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은.
"세계 특허정보는 특허의 구체적 내용을 기술한 명세서와 특허 심사 과정에서 심사관이 활용한 문헌 등을 포함해 4억여건에 이른다. 특허정보는 논문과 달리 산·학·연의 경제주체가 스스로 돈을 지불해 만들어낸 시장지향적 기술정보다. 해결하려는 과제와 해결수단, 권리를 받고자 하는 부분 등이 상세히 적혀 있어, 국가별 경제주체들의 기술개발 동향과 투자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자료로 꼽힌다. 

특허청의 전문인력이 특허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국가별 경제주체들의 산업분야별 기술개발 동향과 투자 방향, 각 기술별 발전단계 및 국가별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산업별 위기신호를 탐지하고 미래 유망기술을 도출할 수 있다. 

이후 유망기술에 대한 특허 빅데이터 심층분석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전략과제 도출, 산업·인력·재정 정책과 제도 개선 등 종합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이처럼 특허 빅데이터분석은 국가 미래 혁신성장 방향과 기업 투자전략을 설정하는 산업혁신전략의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특허침해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지식재산 침해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손해배상액과 형사처벌 수준을 고려할 때 제값을 지불하는 것보다 일단 침해하는 것이 더 이익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만들어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손해배상액을 높여 지식재산이 제값을 받도록 하는 것으로서, 지식재산 침해를 근절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특허·영업비밀뿐 아니라 상표·디자인 침해에 대해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대규모 생산능력을 가진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을 침해해 막대한 이익을 얻더라도, 소액의 손해배상만 하면 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권리자의 생산능력과 상관없이 침해자의 이익을 권리자의 손해로 간주함으로써, 정의에 부합하도록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권리자가 침해자의 이익액을 증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권리자는 침해자의 매출액만 증명하고, 비용은 침해자가 증명하도록 해 권리자의 입증부담도 완화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도 강하게 보호해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15일 "현재 국내에 출원된 특허기술 중 겨우 11.7%만 해외에 출원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특허기술은 고작 4.3% 정도다"라며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현지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 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특허청]


-한국기업의 해외 특허 확대를 위한 대책은.
"현지에 특허출원하지 않으면 해당 국가에서 우리 기술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진출에 앞서 현지 특허출원은 필수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출원된 특허기술 중 겨우 11.7%만 해외에 출원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 특허 출원은 고작 4.3%에 그쳤다. 

특히 최근 수출 다변화 정책으로 새로운 신흥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많은데, 현지 특허출원은 미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에도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허청은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이 현지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 규모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해외출원·분쟁을 지원하는 특허공제, 스타트업 대상 특허바우처, 글로벌 IP스타기업 육성사업, 해외특허출원에 투자하는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유망IP 보유 중소기업의 해외출원을 지원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는 주요 수출시장 현지의 경쟁국 출원동향을 제공하고, 최고특허책임자(CPO) 도입을 유도하는 등 해외출원에 대한 경영층의 관심을 높일 방침이다. 또 대학·공공연구소가 해외출원비용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료 분배 전 특허비용 실비를 먼저 공제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

-사우디·UAE 협력성과와 향후 계획은?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식재산 생태계 조성사업에 참여한다. 최근 양국은 올해 최대 15명에 이르는 한국의 지식재산 전문가 파견, 사우디 심사관과 지식재산 담당 공무원들의 한국 연수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한 약정을 체결했다. 사우디 국가 지식재산 전략수립과 특허행정 자동화시스템 개발을 위한 정보기술(IT) 컨설팅 등도 조만간 시작된다. 이는 1차 협력 사업으로, 전체 프로젝트는 사우디가 지식재산 생태계 조성을 완료할 때까지 계속사업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와는 2014년부터 특허심사대행, 특허 정보화시스템 수출 등 현재까지 약 1400만 달러(약 150억원) 규모의 행정 한류 서비스를 수출했다. 2014년부터 특허심사관 5명이 현지에 파견돼 특허심사를 대행하고 있고, 연간 약 700건은 한국에서 직접 심사를 대행하고 있다. 국내 심사대행은 건당 1300달러의 비용이 든다. 현지 특허심사 대행은 연간 450건 정도다. 
 
2016년 2월에는 450만 달러 규모의 특허정보시스템 구축사업계약, 지난해 12월에는 유지보수계약(연간 27만 달러)을 체결하기도 했다. 

앞으로 UAE, 사우디의 성공모델을 발판으로 우리 기업 진출이 활발한 아세안(ASEAN)과 인도, 브라질 등 한국형 IP 서비스 해외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형 지식재산 시스템이 해외로 확산되면 한국 친화적인 지식재산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고,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 속도가 빨리진다. 우리기업이 해외에서 지재권을 등록하고 안전하게 보호받는 국가도 늘어나며 한국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동에서 지식재산 한류를 일으킨 비결은.
"다양한 지식재산 정책과 행정을 경험한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이 경쟁력의 첫 번째 원천이다. 국가 차원의 지식재산 전략을 수립하고, 국가 전체의 지식재산 인프라를 개선·발전시켜온 국가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소수에 불과하다. 

다음은 지식재산 전 분야에 대한 원스톱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식재산 인프라 개선을 위한 협력 요청 범위가 최근에는 창출·활용, 보호·집행은 물론 국가 지식재산 전략 수립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와 협력하면 국가의 전체 지식재산 생태계 조성을 위한 토털(Total) 지원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한국 특허청이 글로벌 지식재산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4위의 특허출원국이면서, 미국·일본·중국, 유럽(EU)과 함께 지식재산 분야의 G5라고 불리는 IP5 선진 특허청의 멤버다. 특히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이 100년에 걸쳐 이룩한 성과를 20~30년이라는 단기간에 이룬 저력을 갖고 있다. ‘따라하고 싶은’,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롤 모델이 된 이유다." 

[박원주 청장 약력]
△전남 영암 △광주 송원고 △서울대 경제학사·동 대학 정책학석사 △행시 31회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 △산업자원부 장관비서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산업부 산업정책관 △산업부 대변인 △산업부 기획조정실장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대통령비서실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제26대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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