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승 서울시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시민의 발인 서울 시내버스가 멈추는 일은 없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요금 문제의 경우 경기도만 인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서울시는) 인상할 요인이 있어야 올리는 것"이라며 사실상 정부가 제기한 인상안을 거부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서울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경기도가 환승 할인제로 묶여 있어 서울시가 함께 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경기도 인상분은 사후정산으로 얼마든지 돌려줄 수 있어 이유가 될 수 없다"며 "동반 인상은 문제를 다른 지역에 전가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 차원에서 버스요금을 인상할 것을 우회적으로 주문한 바 있다.
현재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5.9%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 등 비용 상승 요소를 제기하고 있다. 또 서울시,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를 시행하는 경기도는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요금 동반 인상을 요구해오고 있는 상태다.
이에 경기도는 중앙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서울시, 인천시의 동반 인상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요금 인상에 나설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 8일 채택한 건의문 내용대로 운전자의 장시간 노동 방지를 통한 대형 교통 사고 예방이라는 근로기준법 개정 취지에 공감하지만, 지자체와 업계 노력만으로 교통 불편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대중교통은 '일상의 복지'이자 '생활의 권리'인 만큼 지방이양 사무라는 정책기조를 탈피해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사실상 요금 인상을 거부하면서, 업계 시선은 14일 열릴 2차 부단체장회의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경기도 등이 참여하는 당정회의 등의 결과에 쏠리고 있다.
협상 또는 회의 결과 최종 결렬되면 버스 노조는 쟁의조정을 연장하지 않고 오는 15일 새벽부터 버스 운행을 중단하게 된다.
국토부는 2차 부단체장회의를 개최해 지자체들의 비상수송대책을 구체화하는 등 파업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태세를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14일 당정회의 및 2차 부단체장회의에서 새로운 제안 또는 전격적인 타협안이 마련돼 총파업의 파국을 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