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9일 오후 워싱턴DC 소재 미국 무역대표부(USTR)를 찾아 이틀 일정의 무역협상에 들어갔다. 미국측 대표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다.
이날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친서를 받았으며 막판 합의도 가능하다면서, 깜짝 합의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관세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는 경고도 거듭했다. 그는 “관세는 내가 수년간 얘기해온 훌륭한 대안이다. 우리는 1년에 수백억 달러를 벌 것”이라면서 관세 효과를 강조했다.
사실 양국이 극적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는 낮은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주에 합의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미국은 관세 인상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8일 관보 사이트에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 0시 1분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고시하면서 인상 계획을 공식화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관세율에 따라 징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위협에 중국도 보복을 다짐한 터라 금융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는 9일 전장보다 0.30% 하락한 2,870.72에 마감하면서,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고 중국이 보복으로 맞서면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중국산 수입품 3250달러어치에도 25%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그레고리 다코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미중 거래에서 관세가 부과될 경우 2020년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0.5%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중 갈등이 전 세계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경우엔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촉발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