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2013년 5월 18일부터 사흘간 이뤄진 북한의 도발과 지난 4일 사례를 비교했을 때, △'단거리발사체'라는 무기 △'원산 호도반도'라는 장소 △'저강도 군사시위'라는 목적이 '쌍둥이'처럼 똑같음에도, 군 당국이 대응 방안은 내놓지도 못하고 "분석 중"이라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지난 6년 간 대한민국 안보에 구멍이 났다'라는 질타가 무색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 4일 발사된 단거리발사체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이스칸데르'급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이스칸데르'급은 전술 핵무기 탑재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2016년 플루토늄 10kg을 추가 확보한 상황이다. 현재 북한은 플루토늄 4~5㎏으로 핵탄두 1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군 당국은 "추가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다", "추가적으로 설명드릴 정보는 없다"며 버텼다.
이는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4일 첫 공식발표를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발사체로 40분만에 수정한 이유에 대해 "1차로 문자 공지드린 것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발사한 사실에 대한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언론에 공지하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이 됐다"는 설명과는 모순되는 것이다.
군 당국이 국민의 알권리와 소위 'Press Guidance(프레스 가이던스)'를 입맛에 따라 '만능방패' 처럼 사용하고 있는 동안, 국회에서는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로부터 보고 받은 내용을 브리핑했다.
군과 달리 안 위원장은 "미사일이 아니다", "북한이 이번 동해상에 발사체를 쏜 것은 도발 의도라기 보다는 화력 타격 훈련이었다" 등 세부 사항에 대해 명확히 설명했다.
브리핑을 보고 있었던 군 관계자의 반박으로 인해 논란이 커지자 안 위원장은 발언 2시간 뒤 "단거리 미사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며 말을 바꿨지만, 이로 인해 국민의 알권리와 PG를 혼용했던 군의 대응 능력 부재는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