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호텔’로 불리우는 초대형 항공기 A380이 항공사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중고로 내놓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분해해서 엔진 등 부품 값이라도 챙기자는 항공사가 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최초로 지난 2007년 A380을 도입했던 싱가포르항공이 A380 2대의 동체를 분해해 주요 부품과 스크랩(고철 작업)을 통해 폐기조치했다. 해당 기제는 매입한지 12년 밖에 되지 않은 기종이었다. B747이 50년째 건재하며 항공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른 은퇴다.
앞서 싱가포르항공은 A380을 중고 매물로 내놓았지만 살 사람이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에어버스 역시 더이상 찾는 사람이 없는 A380의 생산을 2021년, 결국 중단하기로 했다.
‘하늘 위 호텔’, ‘하늘 위 침대’ 등 화려한 수식어를 몰고 다녔던 A380은 길이 72.7m, 너비 79.8m(양쪽 날개 끝)로 축구장 크기와 맞먹는 초대형 항공기다. 500여 개의 좌석과 바, 면세점, 스위트룸에 샤워실까지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지만 항공업계의 흐름이 저비용항공사(LCC)로 전환되면서 사라질 운명에 처한 것이다.
국내 항공사들도 언제 A380과 이별을 할 지 주판알 굴리기에 여념 없다.
현재 A380을 보유한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다. 특히 매각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고민이 깊다.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에어버스 A380 6기를 도입하는데 2조원을 들였다. A380구입에 주로 금융리스(10년 할부)를 이용했고, 현재 남은 금융리스는 1조3500억원(별도기준)이다. 당시도 A380의 효용성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한 발 늦은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A380의 무리한 도입이 결국 자금난까지 이어졌다.
최근 긴축경영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A380의 퍼스트 클래스 군살 빼기에 나섰다. 일등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전환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비워서 가느니 적은 돈이라도 버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비수기에는 500석의 절반도 못채우는 경우가 다반사로, A380 대신 중형 항공기로 대체 운항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A380 매각설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고려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