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선관위는 6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의 고소를 인정해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를 다시 치른다고 밝혔다. 재선거 날짜는 6월 23일로 잡혔다.
이스탄불 시장 선거는 3월 31일에 열린 터키 지방선거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다. 개표 후 여야 모두 승리를 주장하면서다. 결국 개표 재집계를 통해 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AKP의 거물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터키 총리를 1만3000표 차이로 꺾어 승리한 것으로 확정됐다. 그러나 AKP는 결과에 불복하고 유권자 등록에 부정이 있었다면서 집요하게 재선거를 요구하며, 결국 재선거 결정을 얻어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AKP는 선관위 결정을 환영했지만, 철권통치를 강화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 결과까지 바꾸려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스탄불 곳곳에서 일부 시민들이 냄비와 후라이팬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터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 그래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던 리라화는 더 떨어졌다. 6일 장중 한때 리라화 가치는 3% 이상 곤두박질치면서 리라/달러 환율이 6.14리라까지 오르기도 했다.
티모시 애쉬 블루베이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가디언을 통해 “안 그래도 터키의 거시 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이스탄불 재선거 결정은 민주주의 국가로서 터키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며 리라화 추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리라화는 3월 31일 지방선거 후 10% 넘게 떨어졌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제 불안감,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 우려 등이 모두 리라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