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로부터 유료방송의 공공성을 확보할 사후규제안을 제출받는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달 16일 법안소위를 열고 과기정통부에 유료방송 사후규제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는 한달의 말미를 가지고 오는 16일까지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당에서는 과기정통부의 사후규제안을 두고 지역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세부적인 방안을 제안했다. 여당의 제안에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판매 제한 필요성과 요금인가제 도입, 지역채널 유지를 위한 법 개정 등이 포함됐다. 유료방송 시장 M&A(인수합병)로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할 경우 콘텐츠 사업자인 PP(program provider)들은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 점을 감안한 보호 장치 마련도 촉구했다.
또한 인가제가 신설되더라도 곧바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지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시장점유율과 진입장벽의 존재·경쟁사업자의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하며,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M&A가 계획대로 완료되더라도 3개 사업자의 과점 체제가 된다.
과기정통부는 과방위는 물론 업계의 의견과 입장을 청취해 사후규제안을 마련하고 있다. 법안소위 후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지면서 급박하게 내용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사후규제를 담당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도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료방송업계를 모두 아울러야 하는데 한달의 시간이 주어져 촉박하게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사후규제안의 내용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의 규제안이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과방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사후규제안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점이 언급됐다.
지난달 법안소위 당시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과기정통부가 방송의 관점이 아니라 통신 시장 재편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게 논의를 교착시키는 중대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또한 "과기부에 한달의 말미를 준 이유는 방송의 다양성과 공익성을 확보하고 이를 확실히 제도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듣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관계자는 "과기정통부에서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선 것으로 알지만 과연 방송의 공공성이 담보되는 안이 제출될지 알 수 없다"며 "예를 들어 IPTV(인터넷TV) 사업자들의 채널 편성 문제, 채널별 금액 문제 등, 디테일한 문제점에 대한 해법이 적시되지 않는다면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