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의 마음을 아는 지도자들도 숫자로 유세에 나선다. 높은 경제성장률 목표, 투자유치 계획 등이 공약집을 가득 채웠다. 인권개선 등을 외치며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렸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농민들의 처우 개선 약속했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이번 선거에서 돈풀기를 통한 부양을 약속했다.
그러나 거대한 선거판 뒤에서 나오는 최근 몇몇 뉴스들은 또다른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최근 인도의 한 배달부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이 인도 전역에서 소셜미디어를 타고 크게 화제가 됐다. 영상 속에는 배달부가 자신이 배달해야 하는 음식의 일부를 몰래 훔쳐먹는 모습이 담겨있다.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지만, 굶주림에 시달리는 빈민층이 많은 인도에서는 당장 이런 목소리가 나왔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개도국들은 빠른 성장을 하고 있지만, 빈곤층의 삶은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인도 5살 이하 어린이 중에서 영양부족으로 제대로 성장을 못하고 있는 어린이 비율은 40%에 육박한다. 인도네시아, 필리핀도 30%를 넘어선다. 양적인 성장은 몸집을 불려가고 있지만, 어린이 영양실조와 같은 빈곤층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록 여전히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보장 등 안전망에 대한 성찰 없이 커진 경제 속에서 빈곤층은 악순환에 갇혔다.
결국 인도 정치권에서는 기본소득 공약까지 등장했다. 한계에 달한 상황이 정치의 변화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빈곤층들이 자살까지 선택하는 상황에 앞으로 인도 정부는 불평등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평등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지속불가능한 것이다" 블랙록 전직 운영이사가 미국의 불평등을 꼬집으며 한 이 지적은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여러 국가는 물론이고 OECD 불평등 최상위권인 한국도 새겨들어볼만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