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쿠데타 시도, 과이도 의장 '국민 주도'vs마두로 대통령 '미국 명령"

2019-05-0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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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이도 의장, 중무장 군인 70여명 이끌고 거리로

'물폭탄·장갑차' 시위대vs정부 대립에 최소 71명 부상

베네수엘라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 1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예고했던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무장 군인 70여 명을 이끌고 거리로 나섰기 때문.

과이도 의장은 “군대 무장봉기를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이 나라에서 축출하자”고 호소했다. 그가 군사력을 동원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이날 군복 차림의 남성들과 장갑차에 둘러싸여 카라카스 공군기지에서 연설하는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중계했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과이도 의장은 “거리로 나온 군인들이 베네수엘라의 헌법을 수호하고 있다”며 일부 군 세력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이도 의장이 영상을 올린 뒤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돌과 화염병을 던졌고, 경찰은 이에 맞서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했다. 또 수도 공군기지를 장악하려는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장갑차 여러 대가 출격했고, 최소 2명의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 과정에서 군인 1명, 총상을 입은 2명을 포함해 최소 71명이 다쳤다. 현지 병원 관계자는 부상자 40여명은 고무총탄에 의해 다쳤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후 5시경 베네수엘라 주유엔 대사가 “정부가 반란군을 모두 진압했다. 국가는 이제 완전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하지만 미국 CNN 생중계 화면에는 시위대와 군부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모습이 담겨 시위대와 정부의 대립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유엔 대사의 기자회견과 달린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자 현지에서의 CNN 수신이 차단됐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미국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외무장관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이도가 워싱턴의 명령에 따라 작전을 벌였다. 군부의 (자발적)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인 카를로스 베치오는 이번 봉기 시도에 대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주도한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의 개입설을 반박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드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군사 봉기 시도가 이뤄져 수도 카라카스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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