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제주, 영리병원 철수…근로자 고용해지 수순 밟는다

2019-04-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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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대로 투자손실 등 손해배상 가능성 높아

제주 녹지국제병원 [사진=연합뉴스]

제주도로부터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결국 병원사업 철수 의사를 밝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녹지병원 사업자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는 최근 구샤팡 대표 명의로 병원 근로자 50여명에게 통지서를 보냈다. 병원 사업을 부득이하게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내용이다. 

중국 자본인 녹지그룹의 녹지제주는 제주도에 국내 첫 영리병원 개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내국인 진료 등을 두고 제주도와 갈등이 있었고, 병원 개원이 계속해 지연됐다.

그러자 제주도는 지난 17일 의료법 상 개원 시한인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없이 병원개원을 하지 않았다며 병원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녹지제주는 "여건상 회사가 병원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도에서 외국인 전용이라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했으나, 조건부 개설로는 도저히 병원개원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도청의 조건부 개설허가 취소를 요구하며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며 ”행정소송과 별도로 도청에 고용유지를 위한 완전한 개설허가를 해주던지, 완전한 개설허가가 어렵다면 도청에서 인수하거나 다른 방안을 찾아 근로자 고용불안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여러 차례 말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녹지병원은 간호사 등 5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녹지제주는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근로자대표를 선임하면 그 대표와 성실히 협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병원사업을 운영할 적임자가 나타나면 근로자가 우선 채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녹지제주는 2014년 11월 법인설립신고 후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의료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2015년 2월 보건복지부 사전 승인을 받아 영리병원 사업에 착수했으며, 2017년 7월 녹지병원 건물을 준공해 같은 해 8월 간호사 등 병원 직원을 채용했다.

제주도는 녹지제주가 병원 개원 취소에 따른 행정소송 대신 병원사업 철수 의사를 밝히자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 녹지제주가 정부를 상대로 사업 투자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열린 영리병원 개설허가 취소 청문회에서 녹지제주는 “개원이 지체되면서 인건비‧관리비 등 76억원을 포함해 약 850억원의 손실이 있었다”며 “조건부 허가 등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외국 투자자의 적법한 투자기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다수 업계 관계자는 녹지제주가 투자자-국가 분쟁(ISD) 제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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