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길' 따라 우군 찾아온 北 김정은…막오른 '북·러 비핵화협상'

2019-04-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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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24일 새벽 러시아행 열차 출발 알려…리용호, 최선희 등 동행

곳곳서 '정치적 이벤트'...북러 정상회담은 25일 오후 관측

비핵화, 북러 경제협력이 주요 안건...별도의 공식성명 발표는 없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를 향해 출발한 24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 앞에 김위원장의 차량과 경호원이 대기하고 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새벽 전용열차를 타고 북한을 출발해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말 '하노이 선언(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첫 대외 행보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협상에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고, 대북제재에 맞설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정에는 북한의 내각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김평해·오수용 당 부위원장과 외교 핵심실세인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리영길 군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다. 러시와의 정상외교를 복원하고, 북·러 경제협력을 구체화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정치적 이벤트를 터뜨리며 러시아와의 끈끈한 '우정'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오전 9시30분) 북·러 국경을 넘어 양국의 경제협력의 상징인 하산역에 정차했다. 하산역 플랫폼에서는 올렉 코제마코 연해주 주지사,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부장관,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대사 등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코즐로프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이번 방문이 좋은 추억으로 가슴에 남길 바란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이번 방러가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첫 번째 행보일 뿐"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환영단으로부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내보이는 '빵과 소금'을 건네받기도 했다. 이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선을 쫓아 '김일성의 집'으로 불리는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등을 방문한 뒤 오전 11시 40분께(현지시간)블라디보스토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블라디보스토크 역에서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 겸 부총리, 러시아 외무부 고위인사 등의 환영을 받은 뒤 숙소가 마련된 루스키 섬의 극동연방대학 내 호텔로 이동, 환영단과 만찬도 가질 예정이다. 이후 25일 오전까지 호텔에 머물며 정상회담 준비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5일 오후께 만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크렘린 궁은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정치적 외교벅 해법'이라고 밝혔다.

예고대로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북·러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1대1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등을 한 뒤 만찬을 함께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비핵화 해법보다 대북제재를 방어하기 위한 경제 협력 방안이 논의의 주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회담 뒤 별도의 공동성명 발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열차로 달려온 거리는 1200km, 약 20시간에 달한다. 앞서 베트남 방문 당시처럼 철도를 선택해 러시아와 '우방국'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김 위원장의 부친인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러 동선을 그대로 따라 '우상화'를 극대화 시키는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26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머물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찾았던 태평양 함대 사령부나 빵공장 '블라드 흘레브', 초콜렛 공장 등 산업시설을 시찰할 가능성이 있다. 유학생 등 현지 북한인사 격려, 마린스키 발레단 공연, 오케아나리움(해양관) 등도 방문이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친 뒤 27일 오전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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