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금호 측 자구안과 관련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하면서 또 3년의 기회를 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한다"며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 그 아드님(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하는데 뭐가 달라지는 건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일가는 지난 10일 그룹 지주사인 금호고속의 지분을 내놓으며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 전 회장이 내놓은 금호고속 지분 대부분(지분율 42.7%)은 이미 다른 채무에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이라 진정성 있는 담보는 4.8%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 위원장은 이어 "금호 그룹이 3년의 시간을 추가로 요청했지만 그동안 아시아나에 시간이 없었느냐"며 "이미 3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는데 다시 3년을 달라고 하는 게 어떠한 의미인지 판단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 위원장은 잇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해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3일 최 위원장은 "과거에도 박 회장이 한번 퇴진했다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그런 식으로 된다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나 어려움의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최 위원장의 발언을 의식해 '박삼구 회장의 경영복귀는 없다'는 조건을 자구안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