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극우정당 연대...유럽의회 중심부 노린다

2019-04-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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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밀라노서 獨·伊 등 4개국 극우정당 대표 회동

난민 반대, 민족주의 기치 내세워...'유럽대중국가연합(EAPN)' 캠페인 시작

다음달 23일부터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반(反)난민, 민족주의를 지향하는 극우 정당들이 본격적인 연대를 시작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극우 성향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밀라노에서 독일, 덴마크, 핀란드 등 4개국 극우정당 대표와 만나 새로운 정치 세력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살비니 부총리와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 올리 코트로 핀란드 ECR 대표, 앤더스 비스스티센 덴마크 인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내달 유럽의회 선거를 위해 '유럽대중·국가연합'(EAPN)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그룹을 결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 내 극우정당들은 난민과 유럽연합(EU) 영향력 확대, 이슬람 테러리즘 등에 반대한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EAPN은 난민 유입을 저지하기 위한 국경 통제 강화, 유럽 내에서 생산된 상품의 보호, 터키의 EU 가입 반대 등 기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비니 부총리는 "오늘날 많은 시민과 대중에게 유럽은 '꿈'이 아닌 '악몽'"이라며 "이런 악몽은 EU 내부의 관료들과 은행가들이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유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공통의 가치를 지닌 세력을 확장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모이텐 대표는 "우리는 EU와 유럽의회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개혁하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급격한 변화를 이뤄내길 원한다"고 말했다.

코트로 ECR 대표는 "EAPN에는 EU에 회의적인 모든 정당이 참여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연대에 누가 가세하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날 모임에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전 국민전선)과 오스트리아 집권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자유당이 불참했지만, 살비니 부총리와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한 만큼 EAPN에 참여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분석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EU 내에서 극우 정당들은 주류 정치권에 편입하지 못한 채 '주변 세력'으로 머물러 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유럽으로 난민이 몰려들기 시작한 이후 EU 각 회원국 선거에선 극우 정치세력이 돌풍을 일으키며 주요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7년 3월 네덜란드 총선에선 자유당(PVV)이 제2당으로 올라섰고 그해 5월 프랑스 대선에선 국민전선(현재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후보가 처음으로 결선투표까지 진출했다.

같은해 9월 독일 총선에선 AfD가 제3당으로 도약하며 약 70여년 만에 원내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동맹이 연정을 통해 정권을 잡았다. 

신문은 이번 EU선거에서 '키 플레이어'는 AfD와 국민연합, 동맹 등이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유럽 정치의 아웃사이더였던 극우 정당들이 이번 선거에서 20%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며 유럽 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마테오 살비니(오른쪽에서 두번째) 이탈리아 부총리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4개국 극우정당 대표와 회담을 열고 EAPN 창설을 공식 발표했다.[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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