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이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 '러브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동유럽에서는 일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차오(王超)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총리의 유럽 순방 일정을 소개했다.
이번 유럽 방문은 리 총리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지난달 21~26일 이탈리아·모나코·프랑스 등 3개국을 순방한 시 주석에 이어 권력 서열 2위인 리 총리까지 유럽으로 날아가 일대일로 건설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왕 부부장도 "시 주석이 유럽 3개국을 방문한 직후 리 총리까지 유럽 순방에 나서는 것은 중국이 유럽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EU 정상회의 기간 중 양측은 국제 및 지역 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에너지·공정경쟁 등 분야에 대한 합작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이번 정상회의가 양측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직전 시 주석의 방문 때 프랑스와 독일 등 EU 핵심 국가들이 일대일로 참여를 완곡하게 거절한 만큼 리 총리가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EU 정상회의 이후 열리는 중·동유럽 '16+1'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왕 부부장은 "16+1 정상회의는 중국과 중·동유럽 국가 간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강화하는 플랫폼"이라며 "(첫 회의가 개최된 이후) 지난 7년간 경제·무역 협력 및 합작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왕 부부장은 "이번에는 16+1 정상회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도 발표된다"며 "인프라 건설과 무역, 금융, 교육, 인적 교류 등 분야의 협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유럽 국가의 일대일로 참여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지역 국가들은 대중 무역적자 확대에 불만을 드러내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만큼 일대일로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가 형성돼 있다.
리 총리는 16+1 정상회의가 열리는 크로아티아도 중국 총리로는 최초로 공식 방문한다.
왕 부부장은 "일대일로 건설과 16+1 정상회의 추진으로 중국과 크로아티아 관계도 신속히 발전 중"이라며 "리 총리의 방문 기간 중 양국 정부의 공동 성명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EU 정상회의 때는 일대일로 참여를 독려하는 원론적인 수준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리 총리의 순방 성과는 동유럽 국가들과의 만남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