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또 유럽으로 향한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리커창 총리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17차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외에 프랑스를 공식 방문하고 파리에 위치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도 찾을 계획이다.
이번 유럽행의 핵심일정은 중-유럽 정상회의다. 정상회의에서 리 총리는 올해 말 새롭게 출범하는 EU인프라펀드 투자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EU인프라펀드는 유럽 28개 회원국의 2000여개 사업 계획안 일부에 올해 말부터 4년간 투자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규모가 3150억 유로(약 39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중국이 수십 억 달러를 선뜻 투척할 것으로 관측된 상태다.
중국은 EU에 거액을 내놓고 대신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 조성에 유럽 국가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리 총리는 취임 후 첫 순방지에 독일, 스위스를 포함하는 등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후 3년간 리 총리는 무려 6차례 유럽행에 나섰으며 지난 5월 남미 순방기간 아일랜드와 스페인을 경유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미 유럽 10개국에 발도장을 찍은 상태다. 유럽 국가 방문으로 얻은 경제적 성과만 1조 달러(약 1108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6월 영국을 찾은 리 총리는 금융, 과학기술, 에너지 등 분야에서 40여개가 넘는 정부간, 기업간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 규모만 3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가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도 총 46억 달러 규모의 협약 20여개를 체결했다.
최근 중국 기술력의 저우추취(走出去·해외진출)를 이끌고 있는 고속철 세일즈도 이어질 전망이다. 리 총리는 스스로를 '고속철 세일즈맨'이라고 자처하며 해외 순방시 중국 철도, 고속철, 관련 설비 등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최근 중국 고속철의 독일, 러시아 시장 진출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