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3월 말 국세청은 AWS코리아 서울 역삼동 사옥에 조사관을 보내 회계 장부 등 자료를 확보했다. 국세청이 AWS코리아에 법인세를 과세하기 위해 'AWS서울리전(데이터센터)'을 고정사업장으로 판단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한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외국계 IT 기업이 국내에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세를 내지 않고 있다. OECD(국제협력개발기구) 협약과 한·미 조세조약이 그 근거다. 두 협약은 과세권을 기업의 고정사업장이 있는 국가에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정사업장은 사업 장소와 영업 인력 유무로 판단한다. IT 기업의 경우 서버를 두고 관련 영업을 진행하면 고정사업장을 갖춘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서버에도 급이 있다. 메인 서버(데이터센터)는 고정사업장으로 보지만, 캐시서버(CDN)는 고정사업장으로 보지 않는다. 메인 서버는 단독으로 IT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서버를 의미하고, 캐시 서버는 외부에서 전달받은 데이터를 잠시 보관하는 등 IT 서비스를 운영할 수 없는 서버를 말한다.
이러한 국세청의 움직임은 해외 IT 기업들이 국경 없는 사업을 전개하며 국가의 과세권을 무력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행동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구글코리아를 조사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오라클, AWS코리아 등으로 조사 영역을 확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역시 지난달 25일 "글로벌 IT 기업이 실제 이익을 내는 국가에 세금을 더 내도록 국제 법인세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정사업장에 얽매이는 현행 법인세 부과 방식으론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에 정확한 세금을 물릴 수 없어 조세회피가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럽연합이 도입을 논의 중인 디지털세, 최저법인세율 등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국세청의 AWS코리아 조사를 법인세 과세를 위한 움직임으로 판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법인세가 아니라 오는 7월 시행되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에 따라 해외 IT 기업에게 부가가치세를 과세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설명이다. 이제 해외 IT 기업도 국내에서 클라우드, 온라인 광고 등 전자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면 총 매출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내야한다. 부가가치세 과세 역시 정당한 과세를 위한 움직임이란 점에선 차이가 없다.
이번 조사를 두고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에 관련된 내용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고 말했다. AWS코리아 관계자도 "확인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구글코리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국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 지금과 달리 국내 매출에 따른 법인세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