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사고 교장들이 평가 거부의 이유로 제시하는 평가지표의 부당성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기준점수 70점이 너무 높다는 자사고측 주장에 대해서는 2014년에도 70점이 기준 점수였다”고 답했다.
이어 자사고 측이 사회통합전형 충원율 20%에 대해 달성 불가능한 수치라고 밝힌 바에 대해서 박 국장은 “자사고 설립 초기에는 충원율이 100%가 넘었다”며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금방 도달할 수 있으면서도 달성 불가능하다는 자사고 측의 주장은 그만큼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자사고 폐지를 가닥으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고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충원율 미달성 이유를 자사고의 노력부족만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사고는 5년의 기한으로 평가를 받고 그 평가 결과에 기초해 자사고 지위가 연장되거나 취소되는 법적·제도적 적용을 받는다. 박 국장은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정해진 법과 제도에 따라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며 “미 제출 학교에는 시정·변경 명령을 내리고 현장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월 5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자사고 지위를 잃는 것은 아니다. 박 국장은 “자사고 지정 취소는 교육부의 협의와 동의도 필요하고, 청문회 등 행정적인 절차가 있다”며 “성과보고서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해서 교육청이 일거에 법으로 응징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자사고교장단은 앞서 지난달 29일로 예정된 보고서 제출에 집단 거부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루 앞선 28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자사고 교장단의 면담 직후 벌어진 일이라 파장이 컸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의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자사고교장단은 2시 동성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지정 평가 거부의 뜻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철경 대광고 교장은 “현재의 운영성과 평가는 법령에도 없는 기준, 현실적으로 도달 불가능한 기준들로 가득해 평가에 응하면 어느 학교도 통과할 수 없다”며 “평가 지표에 합리적 개선 의지가 보일 때까지 평가 일정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동성고 기자회견장에는 자사고 학부모들도 참여해 ‘자사고 말살 정책 규탄’ ‘다양성 교육 파탄 교육부장관’ ‘나쁜 교육정책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