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최대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벤투호 체제’에서 손흥민의 첫 골, ‘18세 20일’에 태극마크를 단 이강인(발렌시아)의 데뷔전이었다. 하지만 볼리비아전에선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손흥민은 대표팀 공격의 핵이자 에이스다. 하지만 지난해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득점 이후 A매치에서 침묵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7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두 차례 페널티킥도 실축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펄펄 나는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면 발끝이 무뎌진다. 이 정도면 ‘벤투호 징크스’다.
손흥민도 답답할 노릇이다. 볼리비아전에선 골 욕심을 부렸다.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활동량도 많았다. 결정적인 기회도 수차례 만들었다. 전반 종료 직전 최종 수비수와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한 결정적인 찬스도 놓쳤다. ‘손흥민답지’ 않았다.
한국은 전후반 내내 공격을 퍼부었다. 슈팅수 21-2로 일방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유효슈팅은 4개에 그쳤다. 속 터지는 0-0 균형도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베테랑 이청용이 깼다. 이청용은 후반 40분 홍철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헤딩 결승골로 연결해 1-0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이 넣지 못한 골을 이청용이 시원하게 터뜨렸다.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한 날짜만 268일째다.
한국이 골을 넣지 못한 탓에 이강인의 데뷔전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벤치만 달궜다. 후반 막판 몸을 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히는 이강인은 벤투호에 깜짝 발탁된 뒤 이번 평가전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2011년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단, 지난해 10월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 32강전에 출전해 한국 선수 최연소(17세 253일)로 유럽프로축구 공식경기에 데뷔 기록을 세웠다.
이강인은 벤투 감독이 준비하고 있는 세대교체의 막내이자 핵심 선수로 키워야 하는 선수다. 이강인이 이날 출전했다면 18세 31일로, 김판근(17세 241일), 김봉수(18세 7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어린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3월 두 번째 평가전. 손흥민이 벤투호 무득점 징크스를 깨고, 이강인이 A대표팀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까. 또 한 번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