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더홀에 있는 우남 이승만 박사나 해공 신익희 선생의 동상, 제헌 국회의원 청동 부조물 등은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곳에 있는 볼 거리들은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나 기자들도 행동 반경이 일정 하다보니 잘 모르는 전시물도 있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게 호랑이 박제입니다. 국회 5층 중앙에는 큰 유리 상자 안에 호랑이 박제가 전시돼 있습니다.
호랑이 박제를 기증한 이유가 궁금해 박명환 전 의원과 연락을 시도했습니다. 박 전 의원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아 그게 제가 처음 국회의원이 됐을 때 기증을 한 거예요. 호랑이는 민족의 영물이잖아요. 제가 갖고 있는 것보다는 국회에 기증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기증을 한 거예요. 호랑이는 기상이 제일 강한 동물이고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먹지 않는 동물이잖아요. 우리 의원들도 의정활동을 펼치는데 아무 거나 먹고 아무 거나 좋아하고 그러면 안 되니까 호랑이의 기상으로 의정활동을 해달라고 기증한 거예요."
해당 호랑이 박제는 박 전 의원의 부친이 입수해 와 오래동안 집안에서 보관하고 있던 것이라고 합니다. 박 전 의원은 후배 의원들에게 "항상 호랑이의 기상으로 정의의 편에 서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국회는 이날도 공전을 계속했습니다.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벌어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핵심은 결국 선거제 개편안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지역구 225석 + 비례대표 75석, 50% 준연동율 등을 골자로 하는 안을 만들었는데,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불만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누더기 선거제라는 비판의 목소리와 한국당의 기득권 챙기기라는 양측의 의견이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 거나 주워 먹으면 안 된다"는 박 전 의원의 비판을 국회의원들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