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VR로 먼저 체험한 제주도 꼭 가볼래요"

2019-03-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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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한국관광 페스티벌' 인파로 북적

사드는 옛말, 점차 되살아나는 관광 열기

항공 증편, 인센티브 관광 증가 등 호재도

지난 16일 베이징 '798 예술구' 내 아트 팩토리에서 열린 '한국 관광 콘텐츠 페스티벌' 행사장 전경(위)과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 중인 중국인 참관객. [사진=이재호 기자 ]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의 대표적인 문화 거리 '798 예술구'는 모처럼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봄나들이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특히 798 예술구의 중심부에 위치한 대형 전시관 '아트 팩토리'로 향하는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아트 팩토리 내 '한국 관광 콘텐츠 페스티벌' 행사장은 케이팝 음악 소리와 쉴 새 없이 떠드는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시끌벅적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현지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개최했다.

행사장에 설치된 10여 개 부스는 저마다의 매력으로 중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부스는 20대 여성들에게, 전통공예 체험 부스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특히 가상현실(VR) 기기로 한국 유명 관광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많은 참관객이 몰렸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리숴(李爍)씨는 "좀 전에 VR 기기로 제주도를 체험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며 "아직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데 조만간 여행 계획을 짜게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롯데·신라 등 면세점 부스 역시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나눠주며 중국인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넌버벌 형식의 뮤지컬 사춤(사랑하면 춤을 춰라)과 주중 한국 유학생들의 케이팝 댄스 공연에도 박수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만난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지사장은 "한·중 사드 갈등이 봉합되면서 중국 내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한국 관광상품을 준비하는 중국 여행사들도 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한류스타 엑소 멤버들이 새겨진 입간판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중국인 참관객(위)과 한국 전통공예 체험에 푹 빠진 중국 어린이들. [사진=이재호 기자 ]

실제 전날에는 베이징 한국문화원 전시관에서 한·중 여행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 미팅과 방한 비자 설명회 등이 개최됐다.

한국 단체관광 규제가 완전히 풀린 건 아니지만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를 기대할 만한 호재들도 잇따르고 있다.

한·중 당국은 지난 13~15일 진행한 항공회담을 통해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주 70회 증편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여객은 주 548회에서 608회로, 화물은 주 44회에서 54회로 늘어난다. 인천~베이징 노선은 기존보다 14회 더 증편됐다. 이번 항공회담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에 열렸다.

중국 기업들의 인센티브(포상) 관광 수요도 증가세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핑안보험은 직원 3700여 명에게 한국 관광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항공 노선 증편은 베이징 신공항인 다싱(大興) 국제공항이 문을 여는 데 따른 것이지만 방한 중국인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간 6만명 수준이었던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은 사드 갈등으로 1만5000명 안팎까지 급감했다가 올해 4만~5만명 정도로 회복될 것"이라며 "인센티브 관광의 경우 일반 관광보다 한국 내 소비액이 커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베이징에 이어 난징과 충칭에서도 페스티벌을 개최하며 한국 관광 붐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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