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부원장은 지난해 초부터 발생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기존 패권국인 미국과 신흥국인 중국이 결국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번 무역전쟁은 양쪽 모두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승자 없는 싸움' 같다"며 "누가 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지가 승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까지 무역전쟁으로 두 나라의 피해가 명확하지 않다"며 "심지어는 지금까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무역전쟁의 영향이 당장 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중국과 미국 모두 자본시장(상하이종합지수·다우지수 등)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까지 중국에서 무역전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된 세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당초 세계 경제학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할 경우 관세 상승으로 인한 수입 인플레이션, 수주 감소에 따른 기업 파산과 실업률 증가, 무역액 감소로 인한 소비 억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해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의 파산율과 실업률, 무역액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류 부원장은 이전에 생각하지 못한 요인이 무역전쟁의 부작용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생산하는 제품을 제3자가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 중·미 정부가 무역전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는 기업에 적극적으로 보조(감세 등)하고 있는 것, 무역전쟁을 예견한 기업들이 한 발 앞서 수출입을 진행한 것이 무역전쟁의 부작용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는 과거 무역전쟁의 경험과 낡은 관념을 가지고 이번 무역전쟁의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그는 관측했다.
류 부원장은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길어지면 계속해서 지금처럼 영향이 미미할지 알 수가 없다"며 "안전벨트를 잘 매야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 경제의 리스크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중국이 현재 무역전쟁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경기 하강이 발생하지 않았으나 향후 리스크가 없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정 규모 이상 산업 기업의 자산 부채율이 56% 안팎 수준으로, 만일의 경우 부채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용대출 규모가 2015년 200%를 초과했다며 상당한 금융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 부원장은 "현재 중국 경제는 기업 부채 리스크와 금융(신용) 리스크가 가장 위험하다"며 "다만 정부가 이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큰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