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지난해 대형마트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식품 제조업에서도 철수한다.
2017년 시작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지 사업 상황이 악화할 뿐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12일 베이징상보 보도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중국 톈진에 남은 마지막 지점인 톈진문화센터점의 영업을 이달 말 중단한다.
롯데백화점은 앞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면 톈진의 지점 2곳과 웨이하이의 지점을 우선 정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롯데가 청두와 선양 지점도 정리할 가능성이 큰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현지 기업과 합작으로 베이징 왕푸징에 지점을 열었고 이후 톈진과 웨이하이, 청두, 선양 등지로 확장했지만, 중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보복 이후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공장 여섯 곳 중 네 곳도 매각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초코파이와 껌을 생산하는 베이징 공장과 초콜릿 공장을, 롯데칠성음료는 허난성 뤄허에 있는 음료수 생산 공장과 베이징 주류 공장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사드 보복 이후 중국 내수 물량을 감당해왔던 이들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더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는 중국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해 유통, 식품, 관광·서비스 등 22개 계열사를 진출시켰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사업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롯데마트의 경우도 지난해 중국 진출 11년 만에 매장을 모두 매각하고 철수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제과와 칠성음료의 경우, 구체적으로 매각 계획이 정해지는 바는 없다"면서도 "중국 사업 효율화 작업은 계속 될 것"이라고 사실상 매각 상황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