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해지는 美 경제둔화…저성장 뉴노멀로 자리잡나

2019-03-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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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고용에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

페드워치 연내 금리동결 가능성 90% 넘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가 선명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경제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대부분 지역의 경제가 '조금 완만하게’ 확장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1월 베이지북보다 경기에 대한 평가가 다소 후퇴한 것이다. 연준 내에서도 미국 경제 저성장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월 비해 경기평가 후퇴 

베이지북은 미국 연준이 연간 8차례 발표하는 미국 경제동향종합보고서다. 책의 표지가 베이지색이라서 베이지북으로 불린다. 베이지북에는 연준 산하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기업인을 비롯해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한 내용과 각 지역의 산업생산활동, 소비동향, 물가, 노동시장상황 등 모든 경기지표가 분석된 내용이 들어간다.

연준은 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담당 12개 지역 중 10개 지역이 '조금 완만하게(slight-to-moderate)'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세인트루이스와 필라델피아 지역은 '이전과 같은 수준(fla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평가는 지난 1월까지 이어져온 '완만하게(modest-to-moderate)' 성장했다는 평가에서 뒤로 물러난 것이다.

이 중 6개 지역에서 경제 둔화를 이끈 것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기능정지)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역사상 최장기간 이어졌던 셧다운은 소매, 자동차 판매, 관광, 부동산, 요식업,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유통과 자동차 판매 등은 극심한 겨울 추위와 더 높아진 대출 비용 등으로 소비가 줄어든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활동에서의 확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글로벌 수요 약화, 관세로 인한 비용증가, 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우려가 높았다고 베이지북은 밝혔다. 셧다운은 해소됐지만, 향후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은 씻겨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준은 비금융 서비스업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하게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건설 경기와 관련해서는 주거용 건설이 다소 증가했지만, 주택 판매 활동은 줄어든 것으로 보았다.

이처럼 경기둔화 공포는 커지고 있지만, 미국 내 고용 여건은 여전히 좋다. 연준은 고용은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정보기술 등 일부 직종에서는 인력부족 현상이 뚜렷했다. 고용환경 개선과 함께 대부분의 지역에서 숙련 및 비숙련 직종 모두에서 임금은 완만하게 늘었다.

한편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물가 상승률이 완만한 것으로 진단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소비자 가격보다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다.

◆뉴욕 연준 총재 "美 저성장 뉴노멀 시대로 가고 있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일 뉴욕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미국 경제는 저성장이 ‘뉴 노멀(새로운 일상)’이 되는 상황을 향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9년에 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CNBC는 이날 전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강력한 글로벌 경제성장과 부양책, 그리고 손쉬운 대출환경 등이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줬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긴축적 금융환경 등이 성장률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처럼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 신호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연준은 금리인상에 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지난 12월부터 인내심 있는 통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중립금리란 경기를 부양하지도 수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적정한 금리를 의미한다. 이는 당분간 연준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윌리엄스 총재는 경제 전반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탄탄한 고용과 높지는 않지만 지속가능성을 지닌 GDP 성장, 연준 타깃인 2%에 근접한 물가상승률 등이 근거다. 그러나 그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연준의 '유연한 대처'를 강조했으며, 향후 경제 지표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7일 기준으로 올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98.7%로 보고 있다. 시장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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