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무역협상의 신속한 타결을 위해 담당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실패한 마당에 그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미·중 무역협상을 타결지어 증시를 떠받쳐야 한다는 판단에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중 무역협상 진전 조짐이 있을 때 증시가 오르고, 협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는 주가가 하락한 사실을 주목해왔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이달 1일로 정해져 있던 미·중 무역협상 시한을 연장한 자신의 결정으로 미국과 아시아 주요 증시가 상승한 걸 특히 눈여겨봤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결렬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과 무역협정을 맺는 건 절실한 승리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대중 무역협상팀과 만난 자리에서 빠르면 이달 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해 무역협정 서명식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중 무역협상 시한 연장을 발표할 때도 이달 중 자신의 소유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무역협정에) 서명하는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시 주석의 유럽 순방 일정을 들어 미·중 정상회담이 오는 27일께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조기 타결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미국이 중국에 큰 양보를 강요하지 않은 채 협상을 마무리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우지웨이 전 중국 재정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참석 중 가진 회견에서 "미국의 일부 요구가 비합리적"이라면서도 "중국의 양보는 크지 않을 것이다. 그들(미국)의 많은 요구는 우리가 이미 계획한 개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는 미·중 무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미국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지수가 11% 더 올랐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막상 타결돼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이미 많이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이미 11% 가까이 올라 지난 가을 이후 손실을 거의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