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클릭 한 번으로 집앞까지 자동차가 배송되는 날이 머지 않았다.
세계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는 미국 테슬라가 앞으로는 온라인으로만 자동차를 팔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현재 378곳에 이르는 판매 매장을 몇 개월 안에 대폭 정리하고 제품을 둘러볼 수 있는 쇼룸 형식의 소수 매장만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판매 전략에 큰 변화를 준 이유는 비용 절감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판매망을 온라인으로 옮기게 되면 오프라인 매장 인력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아낀 비용으로 더 많은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하게 자동차를 판매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모델3 가격을 종전보다 20% 낮춘 3만5000달러로 제시하면서 온라인으로만 구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로 통하는 만큼 테슬라의 변화가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수 있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시선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일단 시험주행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도 제품 판매를 호소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클 크렙스 콕스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CNN에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점점 선호하고 있다면서도 목돈이 들어가는 자동차 구매까지 온라인으로 결정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차를 살 때 시험 주행을 원할 뿐 아니라 개인별 옵션이나 자동차 작동법을 충분히 듣고싶어 한다. 온라인으로는 누가 그것을 담당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환불 보장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를 배송받은 뒤 일주일 혹은 1000마일 이내 시험 주행 후에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액을 환불을 해주겠다는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열혈 고객이 아닌 이상 한 번 써보고 싶어 수만 달러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주문할 이들이 얼마나 있겠냐고 묻는다. 테슬라가 저가 모델로 대량 판매를 목표로 하는 시점에서 되려 온라인 전환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환불 정책이 블랙 컨슈머를 끌어들여 온라인 판매로 얻는 비용 절감 효과를 뛰어넘는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콜센터, 배송비, IT 인프라 구축에 들 비용도 적지 않다.
이런 회의론은 테슬라의 주식 평가에도 반영됐다. 테슬라 발표 후 바클레이스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92달러까지 낮추면서 매도를 권고했다. 브라이언 존슨 바클레이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자동차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악화될 것이며 온라인 판매로 딱히 경쟁 우위를 얻는 효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비관적 평가와 모델3 사망사고, 모델3의 중국 세관 압수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테슬라 주식은 온라인 판매 전환을 발표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후 10% 가까이 미끄러지면서 276.54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