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천국 베트남, 오토바이 포기할 수 있을까?

2019-03-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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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2030년까지 오토바이 통행금지 조치

교통사고 예방·대기 개선 목적...효율성은 글세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토바이는 베트남 사람들의 발이다. 거리 곳곳에서 무리 지어 달리는 수천대의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다. 친구나 연인은 물론 온가족이 한 대의 오토바이에 올라타고 이동하는 진풍경도 목격할 수 있다. 헬멧과 좌석 의자 등 오토바이 관련 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도 많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거주하는 주민은 약 750만명. 현지 경찰에 따르면 하노이에 등록된 오토바이는 520만 대에 달한다. 하노이 주민 대부분이 오토바이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55만대)의 10배에 달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교통비 부담은 줄고 이동에도 편리해서 오토바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2017년 하노이 당국이 오는 2030년까지 오토바이 통행을 금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면서 CNN 등 외신의 관심을 끌었다. 2016년 최악의 대기오염을 겪은 뒤 하노이 시의회가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내린 과감한 조치였다. 베트남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10건 중 7건이 오토바이와 관련이 있는 만큼 교통 안전과 대기 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설명도 내놨다.

내달 운행을 앞두고 있는 하노이 지하철도 오토바이 의존도를 낮추려는 현지 당국의 계획에 도움을 줄지 주목된다. 2011년 착공한 하노이 지하철은 당초 2013년 완공, 운행할 예정이었으나 2017년 12월 중국과의 차관 지출 문제가 발생하면서 수년간 운행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 최초의 지하철 이용료는 최소 8000동(약 388원)에서 최대 1만5000동(약 73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정기권(20만동)이나 일일 티켓(3만동)을 구입하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가격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오토바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하노이 당국의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베트남이 오토바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관측이다. 당초 다른 동남아시아 도시들처럼 보행자에게 친숙한 환경이었으나 인프라 개발과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면서 오토바이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도시의 인구 밀도가 높아지면서 교통 체계에 혼란스러워지고,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를 이용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높다. 자동차를 보유한다고 해도 고공행진하는 부동산 임대료 때문에 주차 공간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기도 했으나 연중 고온다습한 기온에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이다. 

미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베트남 당국의 오토바이 통행 제한 조치는 거의 의미가 없다"며 "무엇보다 다른 대중 교통 수단과 함께 오토바이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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