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號 취임 첫 날, 국회의장·각 당 대표 예방…협치·책임론 신경전

2019-02-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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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이해찬 만나, 여당의 책임 강조

손학규 "당 대 당 통합 거론 말라" 미리 선긋기 시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신임 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로 이해찬 대표를 예방, 환담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 첫날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각 당의 대표를 만나며 협력을 부탁했다. 기본적으로 철학이 다른 당대당의 만남인 만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미묘한 기싸움도 벌어졌다.

황 대표는 28일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면서 예방 일정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문 의장에게 "한국당의 대표 입장에서 살펴보니, 국회정상화를 위해 한국당에서 요청한 게 있는데 그런 것들이 하나둘씩 안 받아들여져 정상화가 쉽지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야당이 힘이 없지 않나. 야당의 힘이 돼주길 바란다"고 문 의장에게 부탁했다.

이에 문 의장은 "내가 무소속이지만 야당 편에서 하겠다는 말을 한 바 있다"며 "최종 책임자는 정부와 여당인데, 여당도 양보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양보 해야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와 딴죽걸기, 더군다나 정국 분수령인 이때 우리가 국민과 역사 앞에 할 일이 뭔지 생각해야 한다"며 "여야의 공동책임"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이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가 먼저 북미 정상회담의 기대감을 표하면서 앞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자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황 대표는 “안보 걱정 없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합의나 합의이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오후 회담 결과가 나오면 여야가 힘을 합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며 “남북관계가 잘 풀려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면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며 황 대표에게 “여러 가지로 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 정상화를 두고는 책임소재의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국회가 생산적인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능력을 많이 발휘하시면 좋겠다”고 말하자 황 대표는 “여당이 잘 풀어주셔야 정상화 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반문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들고 황 대표를 만났다. 강 수석은 "대통령이 난을 보내시면서 특별히 수락사 말씀 속에 한반도 평화에 기대를 함께하겠다는 말에 깊은 감사를 줬다"라며 "한반도의 봄을 부르는 데 함께 노력해달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에 황 대표는 "스몰딜이 이뤄진다면 우리가 핵을 지고 살게 된다. 이것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완되면서 여러 안보 위협이 커지니까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서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

손 대표는 황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당 대 당 통합 이야기를 하지 마라"라며 "그건 정당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고 다당제라는 민주정치의 기본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미리 선을 그었다.

이어 "정치를 말로 하는데 말의 품격이 떨어지면 정치인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라며 "5·18을 폄훼한다든지, 탄핵 불복, 태블릿PC (조작 가능성) 등 역사 인식이 정치인들에게 있는가"라고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소재를 언급했다.

최근 이슈가 되는 선거제 개편에 관해서는 손 대표가 황 대표에게 협력을 구했지만 이후 기자들과 만난 백브리핑 자리에서 황 대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황 대표는 바른미래당에 함께 힘을 합쳐 여당의 견제에 협력하자는 의향을 드러냈다. 이에 손 대표는 "여야가 무조건 대립하는 정치와 시대는 지나갔다"며 "옳은 것을 택해서 막을 것은 막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뚫고 나갈 것은 뚫고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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