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주 없는 통일펀드 이름값 무색

2019-02-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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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통일펀드 수익률이 꽤 짭짤해도 이름값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남북경협주를 주로 담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 일색이라 놀랄 수 있다. 일반적인 인덱스펀드와 다를 게 거의 없다는 얘기다.

27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개 통일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25일까지 평균 10%를 넘었다.

상품별로는 KB자산운용 'KB 한반도 신성장' 수익률이 12.7%로 가장 좋았다. 하이자산운용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10.3%)도 두 자릿수 실적을 보여주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 '삼성 통일 코리아'(8.5%)와 신영자산운용 '신영 마라톤 통일 코리아'(7.6%), '신영 마라톤 통일 코리아 플러스'(7.5%)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돈이 펀드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통일펀드로는 들어오고 있다. '삼성 통일 코리아'에만 1년 사이 270억원 가까이 순유입됐다. 청산을 고민하던 '하이 코리아 통일 르네상스'도 42억원을 새로 모았다.

애초 통일펀드는 남북경협을 염두에 둔 상품이다. 남북이 먼저 손잡을 공산이 큰 인프라나 에너지 종목에 많이 투자할 것으로 보았던 이유다.

실제 포트폴리오는 다르다. '삼성 통일 코리아'는 삼성전자에 약 19% 투자했다. 나머지 종목을 보아도 대체로 일반적인 대형주다. LG화학(4.4%)과 현대중공업지주(4.3%), 현대모비스(3.27%), 현대중공업(3.3%), SK하이닉스(2.82%), 한국전력(2.71%), 삼성바이오로직스(2.3%), SK이노베이션(2.2%) 순으로 많이 담고 있다.

통일펀드 수익률이 좋았던 이유는 삼성전자에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1% 가까이 뛰었다. 그다음으로 많이 담은 LG 화학 주가도 11%가량 올랐다.

섹터펀드인 통일펀드도 주식형펀드라 대형주 없이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역시 섹터펀드인 사회책임투자(SRI)펀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협주 위주로 담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경협을 구체화해야 통일펀드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경협주를 넓게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프라나 에너지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북한이 경제 부흥을 본격화하면 4차 산업혁명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결국 삼성전자와 같은 종목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통일펀드가 많이 담고 있는 종목만 보아서도 곤란하다"며 "전체 편입 주식이 100개 안팎이고, 많든 적든 경협주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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