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KB생명은 이같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역마진과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출시 초기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재테크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증했다. 한때 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시스템 과부하가 발생할 정도였다. 회사 측은 미처 가입하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지난 주 2억원 한도로 추가 물량을 내놨다.
KB착한저축보험의 인기 비결은 높은 금리와 카드납부 혜택이다. 이 상품은 월 보험료 1만원에서 2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1년 만기 상품이다. 원금보장은 물론 연 3.5% 확정금리를 제공한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가 1~3%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금리다.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어 신용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 전월실적 쌓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입소문을 탔다. 예를 들어 KB착한저축보험에 20만원을 매달 납입한다면 통상 카드 전월 이용실적 조건인 30만원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10만원만 더 채우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보험가입자들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에 대한 니즈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보험가입자의 편의 향상을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카드납부 비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생보업계의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비율은 전체의 4.1%에 불과하다. 저축성보험만 따로 봤을 때는 0.8% 수준이다.
문제는 이같은 호실적에도 KB생명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저축성보험은 당장 판매할 때는 좋지만 판매량이 많아지면 역마진 위험이 높고 일시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 2022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비한 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해 실적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KB생명 관계자는 "KB착한저축보험은 지난해 말 디지털채널 확대 개편을 기념해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이벤트성 상품"이라며 "예상보다 뜨거운 관심에 당초 계획했던 판매량을 모두 소진했지만 고객 만족 차원에서 추가 판매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