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증권 상장추진을 검토하던 이스타항공이 기업공개(IPO) 시점을 내년으로 잠정 결정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지난 21일 경남 사천에서 진행된 한국항공서비스 민간 여객기 초도 정비 물량에 대한 입고 행사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상장은 내년에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이 상장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것은 국내 IPO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26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신규 항공기 ‘보잉 737-맥스(MAX) 8’ 도입식에서 올해 상장을 추진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내년(2019년) 초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증시에서 LCC(저비용항공사)들이 잇따라 저평가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올해보다 내년이 기업가치에 대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여긴 것이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에서 LCC업체들은 상당히 저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만원대를 넘나들던 제주항공의 주가는 현재 3만7000원가량에 머물러 있고 같은 기간 3만원이 넘었던 진에어도 2만1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8월 최종공모가 1만2000원에 상장한 티웨이항공의 주가는 현재 8000원대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상장한 에어부산은 희망공모가 가운데 가장 낮은 3600원으로 최종공모가를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의 상장을 미룬 것이 회사 재무구조와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2011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들어 한때 자본잠식률이 300%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으로 완전자본잠식은 벗어났지만 일부자본잠식은 이어졌다. 2017년 말 기준 납입자본은 385억7000만원에 자본총계는 112억9400만원으로 자본잠식률은 70.7%를 기록했다.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상장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여겨진다.
다만 최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말했다. 아직 지난해 말 기준 감사보고서가 나오지 않았지만 흑자경영을 통해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내부에서 집계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최 사장의 임기가 내년 4월 만료되는 만큼 이 안에 상장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PO시장 상황을 보고 상장시점을 연기했지만 신규 LCC의 시장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을 마냥 연기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