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노조 승소···신의칙 위반이 중요 쟁점

2019-02-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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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추가 임금 청구,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 미칠 정도 아니다"

[사진=최윤신 기자]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 항소심에서도 노동조합이 승소했다. 법원이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어 노조가 유리한 판결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윤승은)는 22일 오후 기아차 근로자 2만7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이 발생해 신의칙에 위반된다는 회사 측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근로자들이 상여금과 식대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며 낸 이 소송에서는 이들의 청구가 회사 경영에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정도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이는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시한 '신의칙'에 위반되는 지 여부를 살피는 것이다. 신의칙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해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민법상의 원칙이다.

즉 기아차 측은 근로자들의 추가 임금 청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넘어 회사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안겨 경영에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해 노사간 신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상 못받은 돈을 달라고 청구하는 것이라며 정당한 권리이고 신의칙 위반도 아니라고 맞서왔다.

이에 1심은 회사가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 가능성이 있지만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매년 지급해온 경영성과급에 비교해 중대한 어려움을 미칠 정도는 아니며, 가정적 상황을 예측해 근로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도 회사 매출액 등 경영상황에 비춰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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