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가 돌아왔다. 2016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몬트주의 상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의 언론과 소셜미디어는 샌더스의 귀환에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주요 매체들은 앞다투어 샌더스 의원을 경선 승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자코뱅은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은 수십년 동안 가장 진보적인 이슈들이 넘쳐나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민주당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보편적 의료보장을 비롯해 각종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자코뱅은 "이처럼 (민주당이) 좌측으로 움직이는 것은 긍정적인 발전이다. 그리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버니 샌더스"라고 강조했다.
2016년 무명의 언더독(Under Dog)으로 힐러리 클린턴과 맞붙었던 샌더스 의원의 출마 당시 지지율은 3%에 불과했다. 그러나 샌더스는 불평등의 문제를 파고들면서 젊은 지지층의 마음을 흔들었다.
당시 샌더스는 노동자 빈곤 해소를 위해 연방 최저임금을 7.25달러에서 15달러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월가의 대형은행을 해체하고 세제를 개혁해 상위 1%에 편중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분배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보편적 의료서비스 확대, 대학 무상교육 등 좌파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코뱅의 지적처럼 당시로서는 지나치게 파격적이었던 공약들이 지금은 민주당의 핵심 정치 의제로 자리잡았다.
클린턴의 낙승으로 싱겁게 끝날 것이라고 예상됐던 민주당 경선은 피말리는 접전으로 돌변했다. '필더번(FeeltheBern·버니를 느껴라)'이라는 캠페인 구호가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당시 경선에서 샌더스는 패배했지만 동시에 승리했다. 이제 워싱턴의 거물로 떠올랐다. 이전보다는 더 탄탄한 조직과 지지층으로 선거를 시작하게 된다. 77세라는 나이와 쟁쟁한 경쟁자들이라는 난관이 있지만 샌더스는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샌더스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여러분과 내가 함께한 2016년 캠페인은 정치 혁명의 시작이었다. 이제 그 혁명을 완수하고 우리가 얻으려고 했던 비전을 실행할 시기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