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국가를 대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하는 동안 우리 정부는 한국이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법에 따라 상무부가 제출한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보고서에 담긴 권고안의 이행 여부와 방식을 보고서 제출로부터 90일이 되는 5월 17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아직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국가를 대상으로 어떤 형태의 수입규제를 시행하라고 권고할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이 석달 기한도 확실성을 장담할 수 없다. 상무부가 작년 1월 11일에 제출한 철강 보고서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진 기한이 4월 11일까지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보다 약 한 달 앞선 3월 8일에 "3월 2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발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과 지금까지 언행을 고려하면 그가 어떤 결정을 할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게 통상 당국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나 무역대표부에 물어봐도 '모든 것이 '미스터 T(트럼프)'에 달려있어 우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한국도 멕시코와 캐나다처럼 무역협정을 개정한 만큼 면제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그러나 이미 멕시코와 캐나다에 관세 면제를 약속한 미국이 또 다른 5대 대미 자동차 수출국인 한국까지 면제할 경우 관세 효과가 약해지기 때문에 면제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의 2017년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약 157억 달러(약 17조6000억원)로 멕시코(469억 달러), 캐나다(425억 달러), 일본(398억 달러), 독일(202억 달러)에 이어 5위다.
그동안 정부는 주요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USTR),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인사와 의회 내 통상 관련 의원들을 만나고 왔다.
김 본부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90일 기간 동안 모든 부처와 함께 민관합동으로 우리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업계 피해 최소화를 위해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용래 통상차관보 주재로 자동차 및 부품 업계와 함께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