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상속받은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자본시장법 및 금융실명제법, 독점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전 회장은 23년 간 코오롱그룹을 이끈 후 지난해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코오롱그룹 창업주 이원만 회장의 손자이자 고(故) 이동찬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이 명예회장 별세 당시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주당 4만8450원으로 총 184억원가량이다.
당시 이 전 회장은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102만8000주(지분율 15.4%)를 보유하고 있었다. 기존 보유주식의 37%에 달하는 주식을 차명으로 상속받은 셈이다.
이 전 회장은 대주주로서 주식 보유 상황을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지만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사이 보고 당시 차명주식을 본인 보유분에 포함하지 않고 거짓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차명주식 일부를 매도하며 주식 소유상황이 수차례 변동됐지만 이 또한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금융실명법 위반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독점규제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할 때 차명주식을 본인 보유분에 포함하지 않은 탓이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지난달에도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2016년 국세청이 코오롱그룹 세무조사 후 상속세 부과 처분을 내리고, 이듬해 이 전 회장을 상속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대 회장으로부터 차명주식을 상속받고서 신고하지 않은 탓이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는 무혐의로 처분 났지만, 현재 이 전 회장은 국세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 전 회장은 행정소송 결과가 나오면 차명주식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