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기업인 CJ헬로 인수의 마지막 결정을 앞두고 있다. 유료방송업계가 대대적인 재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사들의 움직임과 합산규제 부활 가능성이 이번 인수·합병(M&A)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번주 이사회를 통해 CJ헬로 인수를 결정한다.
인수가 성사되면 유료방송 업계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11.41%로 4위에 머물러 있다. CJ헬로 인수가 성사되면 양사의 점유율 합계는 24.43%로 뛰어오른다. 이는 1위인 KT계열(KT IPTV+KT스카이라이프)의 점유율 30.86%에 이어 단숨에 2위가 된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LG유플러스는 "특정 업체에 국한하지 않고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해왔다.
◆유료방송 M&A…재편 서막 올랐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확정지으면 미디어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KT와 SK텔레콤도 어떤 식으로든 몸집 불리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
KT는 비록 국회에 의해 가로막히긴 했으나 케이블TV 인수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케이블TV 인수에 관심 있다"며 "누가 먼저 움직일지 모른다"고 발언할 정도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M&A가 성사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매물은 딜라이브다.
딜라이브는 지난 8일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한국케이블방송협회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딜라이브가 협회와 노선을 달리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힌 것은 인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딜라이브 채권단은 2016년 인수금융 만기가 도래하자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3년의 채권 연장에 합의했다. 만기는 오는 7월 도래한다. 채권단은 더 이상의 만기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만큼 매각 성사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딜라이브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자극받은 SK와 KT가 움직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기부·공정위 심사·합산규제 마지막 변수로
당초 CJ헬로 인수는 지난해 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16년 SK텔레콤이 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시도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가로막힌 전례가 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료방송 M&A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통과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달리 3위 사업자인 점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변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부활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 케이블, 위성방송을 모두 합쳐 한 사업자가 33.3% 이상을 점유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일몰됐으나 국회 과방위에서는 재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과방위원들은 KT가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 사업자 인수를 시도하는 점을 두고 위성방송의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과방위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을 회복할 방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때문에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 사업자를 인수하려던 KT의 시도는 일단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경우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계열에서 분리하지 않는 이상 M&A에 나서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