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고 결론 내리고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조재범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원지검에 송치한다.
50여일간 수사를 벌인 결과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석희를 수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결론 지었다.
경찰은 심석희가 고소장부터 네 차례에 걸친 피해자 조사에서 한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심석희 동료와 지인 등 9명을 대상으로 벌였던 참고인 진술,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가 성폭행과 관련한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증거가 됐다.
특히 심석희가 성폭행을 당했을 당시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에둘러 심경을 표현해놓은 메모들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경찰은 이 메모를 바탕으로 조재범 전 코치가 저지른 성폭행 일시와 장소 등을 특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피해자 진술과 복원된 대화 내용 등이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을 뒷받침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재범 전 코치는 여전히 “성폭행은 없었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등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판결에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1년6개월의 더 무거운 실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