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 외친 삼성가 女 장부

2019-01-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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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병철 창업주 장녀 이인희 고문, 향년 91세로 별세

한솔그룹 기틀다진 경영인...유사소송 당시 화합 힘써

 

삼성가(家)의 맏이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사진)이 91세로 타계했다.

30일 한솔그룹 관계자는 "이인희 고문이 노환으로 오늘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로,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다.

그는 선대 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이 선대 회장이 "(인희가) 남자였으면 승계에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라고 토로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고문은 1929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948년 이화여대 가정학과에 재학하던 중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과 혼인, 3남 2녀의 자녀를 뒀다.

그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 것은 1979년 호텔신라 상임이사로 취임한 이후부터다. 1983년에는 전주제지의 고문을 담당했고, 삼성그룹의 제지사업을 물려 받았다. 1991년에는 계열 분리해 현재의 한솔제지를 만들었다.

이 고문은 탁월한 경영 능력을 입증한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도 꼽힌다. 인쇄용지·산업용지·특수지 등에 투자해 종합제지기업의 기틀을 다졌고, 한솔홈데코·한솔로지스틱스·한솔테크닉스·한솔EME 등 다수의 계열회사를 설립하며 한솔을 그룹사로 일궜다. 현재는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문화예술에도 큰 관심을 뒀다. 1995년 한솔문화재단을 설립했고, 2000년에는 모친인 박두을 여사를 기리기 위해 국내 최초 여성 전문 장학재단인 '두을장학재단' 설립을 주도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손복남 CJ 고문 등이 기금을 댔다.

특히 2013년 개관한 '뮤지엄 산'은 이 고문의 역작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를 맡았고,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아시아 최초로 4개나 설치됐다.

그는 '가화만사성'을 통한 범삼성가의 번영에도 앞장섰다. 2012년 삼성가에서 유산 소송이 벌어졌을 당시 "분쟁은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족으로는 장남인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과 차남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씨, 조자형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내달 1일 오전 7시 30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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