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한방울 못 내린 인공강우 실험

2019-0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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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저감 첫 실험 실패…中ㆍ美 등에 기술력 뒤처져

이동 중인 '인공강우 실험' 기상항공기. [연합뉴스]


‘인공 비’를 내려 미세먼지를 줄여보자는 국내 최초 실험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인공강우 연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러시아·이스라엘 등과 함께 일찍부터 인공강우 연구를 시작한, 이 분야 기술강국이다.
인공강우란 구름층은 형성돼 있지만 대기 중 구름방울이 빗방울로 성장하지 못할 때 인위적으로 '구름씨앗(Cloud Seed)'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구름씨앗을 만들기 위해 주변 수분을 흡수하는 물질인 '요오드화은'이나 '염화나트륨' 같은 물질을 구름에 뿌린다.

중국의 경우 1958년부터 이 같은 연구에 착수했다. 2007년 랴오닝성 대가뭄 때 두 차례에 걸쳐 인공강우용 로켓 2100여발을 발사해 8억t 이상 비를 내리게 했다. 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인공강우를 동원해 미세먼지를 걷어내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후 2013년부터 인공강우로 미세먼지 감축 실험을 해왔지만 중국 정부는 정확히 얼마나 제거됐는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은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 칭화대학, 칭하이성 합동으로 한반도의 8배, 스페인의 3배에 달하는 면적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강우 실험을 계획 중이다.

티베트 고원에서 중국의 연간 물 소비량의 약 7%에 달하는 100억㎥ 인공 비를 만드는 실험이다. 구름씨앗을 만드는 연소시설과 굴뚝, 대포, 드론, 항공기, 인공위성 등이 대거 동원된다.

반면 중국 내부에서 과학적 근거, 기술적 타당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와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임대 항공기로 총 42회 소규모 인공강우 실험을 했다.

이 중 효과를 본 것은 단 16회, 지난해부터는 기상 항공기를 도입해 인공강우 실험을 한 결과 12회 실험에서 9차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는 가뭄 해소가 주 목적이었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은 아직 시도한 적이 없다. 타 선진국과 비교해도 국내 인공강우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기술력은 선진국의 약 74%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1mm 강수량을 1시간 동안 유지한 것이 공식적으로는 유일한 성과다.

미국 서부지역에서는 인공강우로 비의 양이 15~20%의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스라엘도 2~3일 강수환경을 유지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상환경에서는 인공강우로 미세먼지를 줄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불어오는 날에는 대부분 고기압 중심에 들어 있어 구름이 없는 날이 많아 인공 비를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기술적인 한계도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씻어내려면 비가 시간당 5~10mm는 내려야 하는데,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술은 최대 1mm를 만드는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 환경부와 기상청이 지난 25일 서해상에 기상 항공기를 띄워 총 3.6㎏의 요오드화은을 뿌렸지만 먹구름만 잠시 짙어졌을 뿐 끝내 비나 눈은 내리지 않았다.

인공강우 구름의 영향을 받은 호남 지방에서도 일부 지역에 약한 이슬비만 내렸을 뿐 강수량이 기록된 곳은 없었다. 사실상 이날 강수량은 0mm였다.

정부는 28일 이번 실험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한 달 후에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을 분석한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이 실험을 15회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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