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후보 ‘빅4’로 꼽힌 한국, 일본, 이란, 호주가 모두 8강에 안착했다.
하지만 8강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는 않았다. 막상 뚜껑을 열자 객관적 전력은 사실상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했다. 4강행 길목에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조짐이다.
아시안컵 8강 대진이 23일(한국시간) 확정됐다. 한국-카타르, 일본-베트남, 이란-중국, 호주-아랍에미리트의 승자가 준결승 티켓을 차지한다. 이변이 없는 한 ‘빅4’의 4강 진출이 유력하다. 하지만 스포츠에는 언제나 이변이 있기 마련이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중동의 복병’ 카타르와 맞붙는다. 조별리그 1위로 16강에 오른 카타르는 무실점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예선에서 강팀을 피했으나 전력이 만만치 않다. 선수들의 개인기가 뛰어나고 조직력도 예상보다 탄탄했다.
문제는 한국이다. 바레인과 16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가까스로 8강에 올랐다. 부상 선수들의 속출과 함께 ‘벤투호’ 특유의 색깔을 잃었다. 손흥민을 포함해 주축 선수들의 발이 무겁다. 53위 한국과 93위 카타르의 FIFA랭킹 40등 차이는 잊어야 한다. 조별리그에서만 7골을 터뜨린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를 주의해야 한다.
대회 최다(4회) 우승국 일본도 이미 이변의 주역으로 떠오른 베트남을 상대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전력 이상의 투지가 넘친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사상 첫 ‘4강 신화’를 꿈꾸고 있다. 일본도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공격적인 성향이 보이지 않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8강까지 올랐다. 또 한 번 ‘박항서 매직’에 걸리면 베트남의 이변이 연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디펜딩 챔피언 호주도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약해졌다.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개최국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부담스러운 8강전을 치러야 한다. 호주가 경기 초반 선제골을 뽑아내지 못하면 홈 텃세가 예상되는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승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장 안정적인 우승후보는 이란이다. 16강에서 오만을 2-0으로 제압하고 가볍게 8강에 선착했다. 조별리그 포함 4경기에서 9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에 0-2로 완패한 중국이 쉽게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중국은 태국과 16강전에서 2-1 역전승으로 진땀을 뺐다. 또 이란은 중동 텃세를 부릴 수 있는 익숙한 환경도 원정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요소다.
'빅4' 중 누구도 희생양을 원하지 않고, '4약'은 대회 최대 이변을 노리고 있다.